22.05.05 ~ 05.18 (어린이날 이벤트)

2022. 7. 11. 17:48함께 하는 시간/w. G'raha Tia

음? 라하, 나 좀 이상한 것 같... (말을 끝맺기도 전에 풀썩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희미한 빛무리와 함께 갑자기 생겨난 꼬맹이가 당신을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다. 하얀 머리칼과 하늘색 눈동자를 지닌 꼬맹이는 대충 6-7 살 정도 되어보인다!)

(눈이 커다랗게 커졌다가, 제 앞의 꼬맹이를 바라본다. 일단 이베르를 안아들고... 살짝 뒤로 빠져본다. 대체 이 꼬마는 누구지...?)

여긴 어디야? 이상한 곳이네. (꼬마는 여기가 어디인지 궁금해하는 눈치다. 그러다 이베르를 안아든 당신의 모습을 보고 킥킥 웃음을 흘렸다. 키 작은 사람이 멀대같이 큰 사람을 안아들고 있는 모습이 퍽 웃겼던 모양이다! 총총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질문한다.) 넌 누구야? 여기 주인이야?

...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데...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 조금 생각을 하다, 이베르를 조금 더 편하게 고쳐안고는 대답해준다.) 여긴... 우리 집이고, 나는 그라하라고 하는데. ...네 이름도 알려줄 수 있을까?

그... 라? 그하? 방금 말한 게 이름이야? 다른 건 잘 들리는데 그 부분만 안 들려. 내가 알면 안 되는 건가 봐. (꼬맹이는 고개를 갸웃대며 뭔가를 한참 생각하더니 당신에게 안겨있는 이베르를 빤히 바라본다.) 난 이름 같은 거 없는데, 여기도 다들 이름이 있나 보네. 이 키 큰 사람도 이름이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연다.) 이베르. 일단... 침대에 좀 눕혀야할 것 같은데, 너를 혼자 두기는 조금 그러니까... 따라오는 건 어때, 꼬마... 음, 아이야.

(꼬마는 당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돌연 인상을 찌푸린다.) 이름이 이상해. 그건 '겨울'이라는 뜻인데... 아무튼, 그 이름 이상한 사람을 눕히고 나면 나랑 놀아줄 거야? 이 집 바깥은 어떤지 궁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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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난 곧 돌아가야 할지도 몰라. 여기 어떻게 온 건진 모르겠지만. 그... 꼬리 한번만 만져봐도 돼?

(조금 고민을 하다, 부엉이를 데려온다.) 내 꼬리보다는 이 부엉이가 더 촉감이 좋을텐데. ...꼭 내 꼬리여야만 할까?

(꼬마는 어쩐지 시큰둥한 표정이다!) 하지만 이 부엉이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걸. 내 집 주변엔 흰 부엉이가 아주 많아, 내가 키우는 부엉이도 하얀색이고. 하지만 너같은 귀와 꼬리를 가진 사람은 처음 봐서 신기해, 그래서 만져보고 싶은건데. 안 되는 거야?

으음... (조금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가, 꼬마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이베르에게는 비밀이야. 세게 만져도 안 되고.

(허락을 받은 꼬마의 표정이 바로 밝아졌다! 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가락 끝으로 당신의 꼬리를 콕콕 건드려본다. 손바닥과 손등으로 살짝 쓸어보기도 하더니 미묘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고양이 꼬리 같은데. 혹시 막 보름달이 뜨는 밤엔 고양이로 변하는 종족이야?

그럴 리가, 귀여운 상상이네. 나도 평범한 사람인걸.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꼬리를 살랑거렸다.) 아니면 네가 있던 곳에는 그런 종족이 있는 건가?

평범... (꼬마는 심각한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한다. 절대 평범하다고 여기지 않는 모양이다.) 내가 사는 곳엔 보름달이 뜨면 늑대로 변하는 종족이 있어. 상당히 희귀한 종족인데, 그들 중에서도 너처럼 선명한 붉은 눈을 지닌 개체는 못 봤어. 혹시 마법같은 거 쓸 수 있어? 우린 그런 거 못 하거든.

눈이 붉은 건 평범한 게 아니긴 하지만. 마법이라면... (블리자드를 시전해, 꼬마의 앞에 위험하지 않을 만큼의 얼음덩이를 만들어낸다.) 이런 것?

우와... (꼬마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역시 평범하지 않네, 너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구나! 주변에선 특별할수록 더 외로운 법이라고 말하는데, 너는 아닌 것 같아. 저 이름 이상한 사람이랑 같이 있는 걸 보니까. (꼬마는 헤헤 웃으며 얼음덩이를 두 손으로 잡았다. 차갑지 않은 모양이다!)

(꼬마를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짓는다. 슬쩍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어본다.) 맞아, 외롭지 않아. 앞으로도 외롭지 않겠지.

(꼬마는 눈을 깜빡깜빡하더니 머리를 쓰다듬는어주는 당신의 손 위로 제 작은 두 손을 척 올려놓았다. 다정한 손길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네가 만들어 준 이 얼음은 녹지 않는 건가봐. 내가 가져가도 돼? 그러면 돌아가서도 외롭지 않을 것 같아. 너처럼!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언제든 외롭지 않기를 바라. 나처럼. (조금 정이 든 모양이다.)

(꼬마는 눈을 빛내며 활짝 웃더니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작은 얼음덩이를 양손으로 조심스레 꼭 쥐었다.) 응, 그럴 거야! 그리고, 그리고. . 네 옆에 있는 그 키 큰 사람의 이름도 내가 빌려갈게. 난 아직 이름이 없으니까 그걸 내 이름으로 할래! 그럼 오늘 일도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그래, ...이베르. (뭔가 더 챙겨줄 것이 없나 고민하다, 제 머리에 있던 핀 하나를 빼 꼬마의 머리에 꽂아준다.) 자, 이렇게 하면 더 잊을 수 없겠지.

(꼬마는 하얀 머리에 꽂힌 까만 실핀을 만지작대며 주변을 둘러보고, 이베르에게 시선을 주었다가 다시 당신과 눈을 맞춘다. 잊지 않기 위해 머릿속에 새겨두는 모양새다.) 선물 고마워. 언젠가, 내가 여행을 떠나게 되면 꼭 여길 찾아올게. 그럼 널 다시 볼 수 있겠지? (꼬마의 몸이 빛에 휩싸인다.)

(고개를 끄덕인다.) 기다리고 있을게.

응, 내가 또 찾아왔을 때 모른체하면 안 돼! 잘 있어, 이름이 안 들리는 붉은 고양이족 친구야! (꼬마는 떠나는 순간까지도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빛무리는 점점 커지다가 꼬마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꼬마가 남긴 흔적은 아무것도 없고, 이베르는 여전히 잠들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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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내가 언제 잠든 거야? 라하, 별 일 없었지? 갑자기 몸이 이상해져서 잠들어버린 것 같아.

작은 꼬마가 나타났는데-. (당신에게 꼬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외견이나, 했던 얘기 등.)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입꼬리가 실룩이더니 얼굴이 딸기처럼 붉게 변하면서 고개를 푹 숙인다.) ... ... 그, 그래서... 혹시 그 꼬마를 또 만났던 적 있어?

(고개를 살짝 젓는다. 달리 떠오르는 게 없으므로.) 조금 전에 본 게 처음 본 거인 걸.

(다시 고개를 들어 당신과 시선을 마주한다. 어쩐지 조금 기대에 찬 눈빛이다. 뭘 기대하는 걸까?) 그 꼬마도 영원히 꼬맹이 모습은 아닐 테니까. 훌쩍 커버린 뒤에 다시 만났을 수도 있지!

(더 열심히 생각해본다.) ... ... 그렇지만 백색 머리에 하늘색 눈을 한 사람은 본 기억이 없는걸.

그거야- 머리칼이야 염색을 할 수도 있는 거고, 눈 색은 뭐... 오래 살다 보면 좀 바뀔 수도 있는 거고...? 아, 그래. 이름을 가져갔다고 했잖아! 그 이름 쓰는 사람이 있었나 생각해 봐! (목소리에 약간의 웃음기가 묻어난다...!)

눈 색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려다, 제 눈을 떠올리고는 입을 닫아버렸다. 살다 보면 바뀔 수도 있지.) 이름? (당신을 빤히 바라본다.)

응, 이름. 내 이름을 쓰겠다고 했잖아! 그럼 내 이름 쓰는 사람이 그 꼬마겠지! 그러고보니 맞아, 라하도 눈 색이 바뀐 경우지. 아이 신기해라! (눈이 반짝반짝, 부담스러울 정도로 빛나고 있다...?)

(당신을 골똘히 바라보다 고개를 기울인다.) 이베르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도 본 적이 없는데... 네가 그 아이라기엔... ...아무래도 시간 이동은 딜레마가 많으니까.

어머나. 내가 그 꼬마면 안 될 이유라도 있는 거야? 시간법칙 때문에 내가 기억 못 하고 있었던 걸수도 있지, 우리의 새로운 첫만남을!

그런 이유는 없지만. 네 이름을 빌려간 네 어린 시절의... (중얼거리다가 헷갈리기 시작한 듯 입을 다문다.)

(키득대며 당신의 이마에 제 이마를 가볍게 맞댄다.) 라하도 알잖아? 사실 시간에는 순서가 없다는 걸. 자기 꼬리를 물고있는 뱀처럼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지. 그러니까 어린 시절의 내가 현재 나의 이름을 가져갈 수도 있는 거고, 그럼 결국 내 이름은 라하가 완성시켜 준 셈이네? 우연히 라하를 만난 어린시절의 이베르는 다시 여기에 오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어. 그러다 또 우연히, 이 행성에서 눈을 뜨게 되었지. 하지만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거야. 그러니까 여기가 라하의 세계인 줄도 몰랐던 거고. 그래도 결국, 꼬맹이는 라하를 다시 만났어!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는 말이 있지... 우리 얘기인지도 모르겠어. -아, 그러면 가져간 물건들은...

아, 그거. (한동안 말이 없다가 아주 당당한 표정으로, 당신을 보며 비장하게 이야기한다!) 녹지않는 얼음조각은 다른 행성에서, 실핀은 실디하에서 지내던 시절에 잃어버렸다. 그래도 그 긴 시간 동안 네가 준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니 대단하지?

(웃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아쉬운걸. 다시 돌려받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으니까. (두 개만 남은 제 머리핀을 만지작 거린다.)

... ... (어쩐지 딴청을 피우는 것 같다. 눈길이 자꾸만 금고 쪽으로 향하고 있다. 저기에 뭐라도 넣어둔 걸까?)

...? (당신의 눈길을 따라 금고로 눈을 돌려본다.) 저기에 뭐라도 든 건가?

아, 그야 당연히 라하가 준 머리ㅍ... (말을 하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어버렸다! 아무래도 저 금고엔 잃어버렸다고 말한 당신의 머리핀을 소중히 보관해 둔 모양인데...?)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당신을 바라본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당신에게 귀엽게 부탁한다!) 열어봐도 될까...?

이...이, 이런 건 반칙이야! 수정공일 때에는 이렇게까지 안 했으면서 원초세계로 오니까 왜 이러는 건데! 그렇게 하면 내가... 내가 끄덕여 줄 줄 알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이미 고개는 적극적으로 끄덕이고 있다! 본인의 행동을 자각하고 헛, 숨을 들이키며 끄덕이길 멈춘다.)

(귀엽게 부탁하는 자세를 하고 있다가, 당신의 행동에 빵 터져버린다. 한참을 배를 잡고 웃다가 눈가를 쓸어올리고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네가 싫다면, 열어보지 않을게. 이렇게나 효과가 좋을 줄은 몰랐는데.

그렇게 웃다니. 역시 날 놀린 거지! (뚱하니 당신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접었다.) 금고는... 라하가 원한다면 열어봐도 되지만. 짐작했듯이 네 머리핀은 잃어버린 게 아니라 저기 잘 보관하고 있어. 라하 입장에선 방금 전에 머리핀을 건네준 거니까, 좀 더 시간이 지난 뒤에 보여주려고 했었는데!

그래도, 음, 신기한 경험인걸. 내게는 몇 분이었지만 내 머리핀은 셀 수 없을만큼의 시간을 지나왔을 거라는 게.

음... (잠깐 고민했다. 꺼내봐도 괜찮지 않을까? 어차피 그 머리핀은 이제... 생각을 마친 이베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금고 앞으로 다가선다.) 라하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좋아. 같이 열어볼까?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곁에 가 선다. 흥미로운 듯한 눈을 반짝이며 금고를 바라본다!!)

(금고의 다이얼이 끼릭끼릭 돌아가고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하얀색 미니 쿠션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정체모를 물체를 집어들어 당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죄다 녹이 슬어 언제 바스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이제 머리핀이라고 부를 수 없는 '녹슨 부품'이다!)

(조금 경직된 것만 같은 움직임이다. 왠지 손을 움직이면 바스라질 것만 같아, 받아든 채로 굳어버렸다.) 엄청, 녹슬었는걸. 얼만큼의 시간을 겪은 건지 가늠도 되지 않아.

아, 만져도 돼. 마하에 있을 때 얼른 보존마법을 걸어놔서 이제 부스러지지 않을 거거든. 녹슬기 전에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면 진작 했을 텐데, 내가 거쳐 온 세계들에 그런 기술은 없었어. 여기 온 이후에 마하에서 처음 알게 된 거야! 조금만 더 늦었으면 진짜 형체도 없이 사라질 뻔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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