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0. 17:03ㆍ함께 하는 시간/w. G'raha Tia
(심각...) 라하랑 같이 술을 마셔봐야겠어. 아무래도 라이나가 해 준 이야기가 마음에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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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영문을 모르는 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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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나가 그랬거든, 수정공은 절대 누군가와 함께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원래 못 마셔서인지, 취하면 자기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서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대. 내 생각엔... 라하가 술을 못 마실 리는 없으니까- 후자의 이유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궁금한걸. 라하가 술 마시면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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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할까 해서 자리에 끼지 않았던 거였는데. 상대방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취하고 즐기려 마시는 건데 취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불편할테니까. 그리고... ... 술을 마시는 건 상관 없지만... 주량을 모르겠어서 조금 걱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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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라이나는 할아버지와 단둘이서 맛있는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네가 절대로 곁을 내주지 않았다고 말하던데. 그건 여러 사람들과 마시는 것과는 다른 문제잖아? (물론 라이나가 '수정공이 곁을 내주지 않았다' 고 말한 적은 없다. 하지만 둘만의 술자리마저 거부했다 말한 건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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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 ... (꽤나 우물쭈물댄다. 달리 할 말이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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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역시 주량을 모르겠어서 라이나에게 근엄하지 못한 모습을 들킬까 봐? 아니면... 흐으음. 첫 술자리는 나랑 함께 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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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지. 술을 마시게 된다면, 1세계에 밤을 불러오고, 네 미래도 구한 후에 마시고 싶었어. (재빨리 고개를 끄덕인다. 아주 조금 당황하고있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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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손바닥을 짝! 소리가 나게 마주쳤다.) 그럼 이제 1세계도 구했고 우리의 미래도 펼쳐졌으니, 라하도 술 마실 수 있는 거지? 우리 집 지붕 꼭대기가 그렇게 경치가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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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넘어간... 거겠지? 조금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아, 지붕에서 마시면... 으음,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적당히 마신다면 상관 없겠지만, 조절이 가능할지 모르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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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왜. 떨어질까 봐 걱정인 거야? 내가 옆에서 라하가 떨어지지 않게 잘 잡아줄 수 있으니 안심해. 어차피 라하도 높은 곳을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잖아! (벌써 각종 술과 과일안주가 담긴 트레이를 챙겨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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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어쩔 수 없나. ...잠깐, 지금 먹으려고? 어두워서 위험할 것 같은데... ... ... ...괜찮겠지... 이리 줘, 내가 들테니.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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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안식처는 밤에도 밝은 편이니까 괜찮아. 사실 지붕에 목재 덱을 올리고 싶었는데 못 하게 하더라고. 누가 거기서 놀다가 사고가 한 번 났었나 봐, 그래서 지붕 위에 뭘 짓는 건 금지래. (내밀어진 손을 못 본 척하고 트레이를 든 채로 집을 나섰다. 가볍게 도움닫기하면 지붕에 착지할 수 있는 위치까지 걸어올라간 뒤에야 당신에게 트레이를 건넨다.) 내가 먼저 건너가서, 트레이는 마법으로 옮길 거야. 나도 이동마법 쓸 수 있거든! 높은 곳에 꽂혀있는 책도 다 그런 식으로 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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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손을 머쓱하게 물리고는 당신을 따라 나간다. 지붕과 저가 선 곳을 눈대중해보고는, 작게 중얼거린다.) 이정도는 내가 들고 뛰어도 될 것 같은데... ...아, 여기서 기다리면 되는 거지? (트레이를 조심히 받아들고는 당신이 건너가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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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일단은 안전이 최고니까! (조금 멋쩍은 웃음을 보이다 폴짝 뛰어 지붕 위에 안착한 영웅은 당신이 들고 있는 트레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트레이가 둥실, 안정적으로 떠오르더니 매끄럽게 영웅의 근처로 이동한다. 동동 떠 있는 트레이를 잡아내리고는 당신을 보며 얼른 건너오라는 듯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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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몸을 날려 당신의 옆에 착지한다. 그대로 서서 주위를 둘러보면... 꽤나 경치가 보기 좋다.) 괜찮은걸. 확실히 분위기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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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맑아서 다행이지? 아무래도 숲지대다 보니 비가 많이 오는 편이거든. (슬슬 지붕을 타고 올라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화이트와인을 한 잔 따라 당신에게 건넨다.) 라하가 좋아하는 저녁노을을 보면서 함께 술잔을 기울일 수 있다니, 그것도 원초세계에서. 묘하게 현실감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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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곁에 앉아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이고는 와인잔을 받아든다.) 아무래도, 이쪽으로 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으니까. 좋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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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이지만 노을은 뒷전이고, 당신의 와인잔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잔이 비워지는 대로 바로 와인을 또 따라 줄 생각이다. 일단 아주 조금은 취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급할 건 없으니, 자신의 와인잔에는 다른 와인병의 마개를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액체를 따른다. 이건 술이 아니지만 아무튼 당신이 눈치채지 못할 테니 그걸로 되었다!) 후후, 크리스타리움에도 와인이 있긴 했지? 워낙 귀해서 흔하진 않았지만. 생각해보니밤이 돌아온 이후에는 너도 하다못해 맥주 한 잔 쯤은 할 수 있었을 텐데. 네 말대로 밤도 되찾고 내 미래도 구한 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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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빴던 것도 있고, 이변이 생겼을 때 내가 취해있으면 안 되니까. 맥주 한 잔정도로 취하지는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가, 금방 잔을 비워낸다. 눈이 조금 반짝이는 것 같다.) ...이거, 무척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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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달달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나는 와인을 골랐어! 라하가 좋아할 것 같아서. (계획대로! 영웅은 내심 웃으며 태연한 척 당신의 잔에 와인을 더 따라준다. 이대로 계속 먹여서 어느 정도 취하게 만들 심산이다!) 그나저나 이변이 생겼을 때 취해있으면 안 되니까- 라니, 수정공이 그 정도로 자제 없이 마실 거라는 생각은 안 해 봤는데. 게다가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혹시 몰라서 한 잔의 맥주조차도 거부했다는 건 너무 안쓰럽게 느껴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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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를 못 할 것 같다는 것 보다는... (와인을 가볍게 홀짝인다. 꽤나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반쯤 비운 와인잔을 조용히 만지작거리다 입을 연다.) ... ... 크리스탈 타워의 단말기... 같은 상태였으니까. 술을 마셨을 때 어떻게 되는지 확인을 해본적도 없었고. 일반적인 몸이 아니니까. (당신을 바라보고는 싱긋 웃는다.) 확인해볼 걸 그랬나... 이제야 궁금해지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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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라하는 내가 해 준 음식도 잘 먹었고, 라이나에 따르면 부엌에 몰래 침입해 연어까지 전부 해치울 정도였다니까-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술은 음식과는 좀 다르려나.아무튼- 지금은 타워의 단말기가 아니니까, 이제 확인해봐도 되는 거지? (와인병을 살짝 흔들며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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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 지속적으로 확인했으니 괜찮다는 걸 알고있었으니까. 술은 여러가지로 무리였고...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얻는 양이 적지 않나. 물자는 아낄 수 있는 만큼은 아껴야지. 만들지 말라고 막을 순 없어도 내가 마시지 않는 만큼은 아껴지지 않을까 싶어서. (당신을 따라 눈웃음을 지으며 잔을 비워낸다. 얼굴에 조금 붉은 기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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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붉어진 당신을 유심히 살핀다. 그러면서도 빈 잔에 와인 따라주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머나. 그렇게 말하면 라하 주량이 엄청난 줄 알겠어. 확실히 타워에서 잠들기 전의 네 모습은... 서너 병은 혼자 거뜬히 해치울 수 있을 만한 이미지였지. 지금 보니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네! (깔깔대며 자기 잔에는 술로 위장한 주스를 채운다. 아직 당신이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 안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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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아껴졌으면 좋겠다는 뜻이지... 그런데 그런 것 같지도 않다는 건... ... ... 얼굴이 붉어졌나...? (빈 손을 제 얼굴에 가져다 대본다. 따듯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음..., 조금 마시는 속도를 줄이는 게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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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속도를 늦추면 덜 취할지도 모르는데! 영웅은 얼른 머리를 굴려 그럴 듯한 답안을 생각해냈다.) 음, 일단 이 잔만 비우고 다음부턴 조금씩만 마시자. 막 따랐는데 이렇게 잔에 담긴 걸 오래 노출시켜두면 맛없어져. 맛있을 때 즐겨야지! 그리고 라하 얼굴, 조금 붉긴 하지만 위험 수준은 아닌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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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으음, 네가 따라준 것을 맛없어지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몇 번으로 나눠 마시며 다시금 잔을 비워낸다. 잔을 지붕의 평평한 곳에 놔두고는 제 뺨을 가볍게 만져본다.) 조금 붉은 정도라... 너무 급하게 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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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완전 딱 좋은걸. (키득대며 당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끌어와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한다. 따뜻한 온기가 어깨에 닿자 바람이 서늘한데도 조금 노곤노곤해진다.) 라하, 1세계에서는 밤을 되찾고 나도 구한 뒤에- 나랑 함께 첫 술을 마시고 싶었다고 했지? 그럼... 라하 계획대로 되었었다면 난 어떻게 해야했던 거야? 시드를 쪼아서 차원의 틈을 유영할 수 있는 비공정을 만들고, 거기에 맛난 술을 잔뜩 싣고 라하를 찾아가는 대 시공간여행을 시작해야 했나? (조금은 늘어진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며 과일조각을 당신의 입에 쏙 넣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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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기댄채로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가, 당신의 말에 몸을 벌떡 일으킨다. 넘실거리던 취기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발갛던 얼굴도 조금 창백해졌다.) 이베르, 그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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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그건? 왜 말을 하다 말아, 나 화내는 거 아닌데. (이번에는 자신의 머리를 당신의 어깨에 톡 내려놓는다.) 지금 라하가 이렇게 내 곁에 있으니까, 그런 말도 할 수 있는 거지. 생각해보니 대 시공간여행도 꽤 멋진 모험이잖아? 그, 1세계의 흑마법을 계승한 사람들과 학술적 의견을 나눠봤는데 말야. 차원의 틈에 갇힌다고 해서 꼭 소멸되는건 아니더라구. 그러니까 내가 라하를 찾아내서 구하고, 네가 내게 해줬던 것처럼 미래를 선물하는 일도 아예 불가능하진 않다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지? 네가 그렇게 사라졌어도 난 널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을 거란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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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달싹이다, 가벼운 한숨을 내쉰다.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당신을 바라보지 못한다.) ...응. ...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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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인데도 덥네! 어제도 더웠어. 슬슬 열대야가 시작되려나 본데, 심하진 않아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더위먹지 않게 조심해. 찬 거 너무 많이 먹지도 말고. 위장에 안 좋으니까! 라하가 건강한 몸으로 돌아와서 맞는 첫 여름이잖아? 배로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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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네게 걱정끼치지 않으려면 당연히 건강해야하지 않겠어? ...어느 정도까지가 적정선인지 알아보고 싶긴 하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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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저... 적정선은 내가 알려줄 테니까...! 1세계에서 했던 것처럼 몸 상태를 실험해본다고 이것저것 막 하면 안 돼! 며칠 동안 더운 걸 참고 있다거나 찬바람만 계속 쐬고 있는다거나... 밥 대신 수박만 잔뜩 먹는다거나! 다 안 돼! 무설탕한테 라하 감시 잘 하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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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 건 안 해. 일반적으로도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도 하고, 내가 알고자 하는 건... 내 몸에 대한 한계니까. (당신의 눈치를 슬쩍 본다.) ...확인하지는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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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이지? 그런데 대답 전에 그 기묘한 침묵은 뭐야, 내 눈치는 왜 슬쩍슬쩍 살피는데! 앗... 설마 라하 대신 내가 해줬으면 좋겠다거나 그런 거야? 관찰일지를 써서 그걸로 평균을 내고 몸의 한계가 대충 여기까지구나- 하고 짐작해 보려고? 그런 거라면 해줄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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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아는데 네게 시킬까... 하지 말라고 할까봐 먼저 말한 것 뿐이야.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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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응, 약속이야! 우린 오래도록 함께 있을텐데 벌써부터 아프고 그러면 안 되니까. 라하는 팔팔한 스물 넷이잖아? (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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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넷이었나... 그래, 아프면 안 되지. 네가 슬퍼할테니까. 그렇지?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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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어...? 어-... (본인이 다쳐와서 당신이 슬퍼하는 상황을 상상하는 모양이다. 어쩐지 대답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 그... 그렇지, 라하가 다치면 라하가 아프니까 내가 슬프잖아! 그... 라하는 나랑은 달리 연약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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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하다니... 그 정도까지는 아닐텐데...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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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라하의 그 몸은 꽤 오랫동안 타워 안에서 잠들어 있었는걸. 그 시간만큼 많이 움직여줘야 연약함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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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만큼 많이... ... ... (매일 강도 높은 훈련이나 운동을 하면 금방 당신의 기준에 맞는 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음, 열심히 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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