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30

2021. 7. 10. 17:13함께 하는 시간/w. G'raha Tia

이베르, 반지가 완성되어서. 열어봐.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

*

*

*

 

어어......? 어? 어어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 마음에 들지 않나...?

아니, 아니! 너무 마음에 들어! 반지 안쪽에 아이들 발자국이 새겨져 있는 것까지. 그런데 이건 딱 봐도, 정말 최상급의 재료들만 사용한 반지 같아서. 혹시 채광에 소질이 있는 거야? 하지만 그렇다면 1세계에서 그렇게 헛곡괭이질을 했을 리가 없는데...? (기쁘면서도 혼란스러운 듯한 표정이다!)

당연히- 비밀이지. 그래도 마음에 들어해서 다행이야. 네게 주는 건데, 저급 재료를 사용할 수는 없었거든. 크기는 잘 맞나? 크거나 작으면 안 될텐데.

...앗. (반지를 보고 홀린 듯 집어들어 손가락에 끼우다가, 당신의 말을 듣고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직 제자리에 안착하지 못한 반지를 도로 빼내어 다시 케이스 안에 꾹 끼워놓는다.) ...흠, 흠흠. 그런 질문 하기 전에- 이런 건 라하가 내게 직접 끼워줘야 하지 않아?

...! (뺨을 가볍게 붉혔다가, 반지를 달라는 듯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미처 생각을 못 했어... ...어쩐지, 줬다 뺐는 기분인걸.

내가 끼워달라고 먼저 말했어야 했는데, 이렇게나 아름답고 완벽한 반지는 내 예상범주를 한참 벗어나는 선물이라 잠시 홀려버렸었네. (키득키득 웃으며 케이스 뚜껑까지 탁 소리나게 덮고는 그것을 당신의 손에 들려주었다. 그리고 항상 착용하고 있지만 옷 안쪽에 감춰져 있어 보이지 않던 목걸이를 바깥으로 꺼내보였다.) 오늘 라하가 선물해 준 반지는 이 언약목걸이랑 세트가 되었네. 디자인이 닮았어! 그 날, 그... 라하가 여기로 다시 돌아왔을 때 내가 언약반지 끼워줬던 것처럼, 그렇게... 끼워 줘... (할 말은 다 하면서도 시선을 돌리며 딴청을 피우는 것이, 퍽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당신의 말에 한참을 굳어있다가, 버벅거리며 반지함을 연다. 느릿하게 반지를 꺼내고, 다시 한참동안 반지만 바라보다 제 입에 가져다댄다. 당신의 손을 조심히 잡아들고는 허리를 숙여 반지를 저가 있어야 할 곳으로 옮겨냈다. 그 자세 그대로, 당신의 손등을 가볍게 지분댄다. 당신을 바라보며 웃는 그의 눈에는 부끄러움과 장난기가 같이 빛나고 있었다.)

(간질간질한 느낌에 얼굴이 확 붉어졌다. 자세를 낮춰 당신과 눈높이를 같게 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코앞으로 다가들어 당신의 뒷머리를 단단히 받치고, 무게를 실어 홱 넘어뜨린다. 부드러운 풀밭 위로 당신을 풀썩 눕히고 나서야 얄미워보이는 웃음을 짓는다.)

-!! 잠, 잠깐만, 그럼 주변을 확인해야...!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채 안절부절 못한다. 제 위에 자리한 당신을 떼어낼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그저 눈만 굴리며 주변을 살필 뿐이었다.)

(당신의 양 눈과 코끝에 한 번씩, 살포시 입술을 가져댄다. 그리고 당신의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어 부비며 작은 웃음소리를 흘린다. 떨어질 생각은 없다!) 손가락이 입 안으로 들어갈 때의 느낌이 아직도 선명해. 이 반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빼지 않을래, 내가 항상 걸고 있는 목걸이처럼!

역시 하지 말 걸 그랬나봐. 어쩐지 한동안 놀림당할 것 같은걸. (가벼운 한숨을 흘리고는 당신을 따라 살짝 웃어보인다.) 불편하지 않겠어? 거슬릴까봐 걱정되는데.

음- 확실히 반지를 자주 끼는 편은 아니긴 했지. 하지만 라하가 이렇게 정성들여 만들어 준 건데 안 끼고 어떻게 배겨? 그리고 이건 다른 반지들과는 다르게, 착용감이 너무 편안해서 하나도 거슬리지 않아. 날카로운 부분도 없어서 실수로라도 쓸릴 걱정 안 해도 되고. 정말 온갖 정성을 들이붓지 않는 한 이런 멋진 작품이 탄생할 순 없거든. 그래서- 라하, 이번엔 몇 번의 '연습'이 있었어? (실패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영웅의 얼굴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난기가 넘실댄다!)

(당신의 말에 화색이 되었다가 눈을 슬쩍 피해버렸다. 어쩐지 당신의 시선이 따끔따끔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 말없이 손가락 다섯 개를 펴보인다.) ... ... ...

음...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다섯 번... 은 아니겠지? 라하는 샌드위치 만드는 것더 60번 넘는 연습이 필요했으니까. 그러면, 음... 50번...은 아닐 테고. 반지는 샌드위치 만들기보다 더 어려우니까. 흐음... 5일 동안 밤낮없이...? (하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당신이 반지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건 오래 전이다. 그 뒤로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가 고작 5일 전부터 부랴부랴 연습했을 리는 없다. 그런 성정이 아니니까. 미간까지 찌푸려가며 한참 고민하던 영웅은 머뭇대며 다시 입을 열었다.) 500... 번? 

... ... ... ... ... (눈을 질끈 감은 채 아주 작은 소리로 웅얼거린다.) ... 은 주괴 5개 만큼... ... (얼굴이 상당히 붉어졌다.)

주괴 5개? 주괴 갯수로만 따지자면 많은 건 아니지만 그걸로 이 반지를 만드려면... 족히 600번 정도는 실, 아니 연습했다는 뜻이잖아? (표정이 조금 굳어지더니 걱정 가득 담긴 눈빛으로 당신의 양손을 들어올려 이리저리 살핀다.) 라하, 손은 괜찮아? 그렇게 많이 만들다가 다치거나 하진 않았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반지를 만들기 위해선 그 정도쯤은... 다친 데는 없지만, 물집이 좀 잡혔던 것 같은데. 아마 괜찮을 거야. (손바닥의 너클 부분이 붉게 물집이 잡혀있고 엄지와 검지의 끝부분은 조금 단단한 굳은 살이 배겨져있다.)

...맙소사.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손이 이렇게 될 때까지? 물집 잡힌 것 좀 봐. 아프지 않아, 라하? 분명 화끈거릴 텐데... (당신의 손을 입가로 가져가 호, 호- 하고 입김을 불어준다.) ...가장 위대한 마도사의 손이 이게 뭐야... 그래도, 이제 반지는 라하가 나보다 더 잘 만들겠네.

잠, 깐만... (물집에 입김이 닿자 조금 쓰라린듯 얼굴을 찌푸리고는 저도 모르게 손을 빼내려 한다.) 네게 준 모양 외에는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는걸. 그것만... 연습했으니까.

그래도 손이 이렇게 될 때까지 연습했으니 기초는 잘 닦여있을걸? 앞으로 내가 쓸 간단한 반지는 라하에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야. 물론 그 전에 이 손부터 나아야겠지만! (구겨지는 표정을 보니 많이 아픈 모양이다. 순순히 당신의 손을 놓아주고 몸을 일으켜세웠다.) 들어가자, 라하. 손에 붕대라도 감아놔야 해. 다 나을 때까진 절대 무리하지 말고! 과일 깍는 것도 안 돼! 그리고 굳은살이 박혀버린 손끝 부분은 내가 수시로 마사지도 해 주고 크림도 발라줄게.

붕대까지 감을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아까까지는 그리 아프지 않았거든. 네게 좋은 것을 주려다 오히려 수고스럽게 만들어버렸네... (귀가 살짝 쳐졌다.) 과일 깎는 것도 안 되면... 요리는 당연히 할 수 없겠어. ...어쩐다.

어머나. 왜 그런 소리를 해, 나는 라하가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줬다는게 너무 감격스럽고 기쁜걸. ...라하 손이 엉망이 된 건 전혀 기쁘지 않지만. 아무튼, 다 나을 때까지 내가 라하의 시중을 들 거야! 전혀 수고스럽지 않아. 이렇게 귀한 선물을 받았는데 이 정도는 해 줘야지! (당신과 함께 집에 들어가 적당량의 붕대를 잘라 물집 잡힌 부위를 잘 감싸며 둘둘 감아준다. 너무 꽉 매도 좋지 않으니까 적당히.) 그러니까 다 나을 때까지 모든 종류의 노동 절대 금지. 해 주기로 한 요리도 그 때까지 무기한 연기! 알았지?

(붕대가 불편한 듯 손을 꿈질대더니 작게 한숨을 푹 내쉰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꽤나 답답하겠어. 언제쯤 나을까...? 그렇게 큰 상처도 아닌 것 같은데, 약만 발라도 괜찮았을 거야.

어머나- 나는 라하가 답답해할까 봐 하루라도 더 빨리 낫게 해주려고 붕대를 감은 건데? 약만 바르면 보름 정도까지도 물집이 가라앉지 않을 거야, 뭔가에 닿을 때마다 쓰라릴 거고. 하지만 이렇게 뭔가로 보호하고 있으면 사흘이면 거의 다 낫는걸!

... ... 사흘... 좋아, 사흘만 참으면 되니까. 사흘정도야... (말과는 다르게 표정은 꽤나 불만스러워보인다. 꼬리도 거칠게 흔들리고 있고.)

(키득키득!) 사흘이 지나자마자 붕대부터 풀어버릴 것 같은 기세네. 그럼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라하 꼬리털도 빗겨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머리도 감겨주고 옷도 입혀주고... 할 수 있는 건 부지런히 다 해봐야겠다!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르니까!

... ... ... ㅁ, 뭐라고? 한 손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그것들까지 챙겨줄 필요는, 없으니까...! (고개를 세차게 휘젓는다. 얼굴이 새빨간 것이 정말로 부끄러운 모양이다...!)

어머, 라하... 우리 이미 다 해 봤던 것들인데 왜 또 부끄러워하는 거야, 그 몸은 나에게 보여주지 않은 몸이라서 그래? (한껏 짖궂은 표정을 하고 아주 천천히 당신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당신의 말에 얼굴이 더더욱 새빨개진다. 뒤로 주춤대며 움직였다.) 하, 하, 하지만, 보이기만 하는 것과 뭔가를 더 한다는 거는 전혀 다르니까...!! 정말로 혼자서도 가능해! 괜찮대도!

으응- 그래도 나는 그렇게 해 주고 싶은데! 하지만 라하가 정말정말 부끄러워서 차마 못 하겠다면, 다른 좋은 방법이 있어. 라하가 내게 만들어 준 반지의 재료를 대체 어디서 구했는지 나한테도 알려주는 거야! 완전 궁금하단 말이야. (뒤로 물러나는 당신을 따라 조금씩 앞으로 나선다!)

(별안간 입을 꾹 다물어버린다. 빨개진 얼굴로 양손을 드는 것을 보아하니, 그것을 말할 바에야 저를 당신에게 넘기겠다는 뜻인 것 같다.) ...무엇부터 하고싶은데...?

... (질문에 답을 해 줄 바에야 차라리 이런저런 일을 당해주고 말겠다(?)는 당신을 보니 심술이 난다. 원하는 것은 반드시 얻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 유치한 성정이 고개를 한껏 치켜들었다.) 일단 편한 옷으로 갈아입혀 준 뒤에, 꼬리털 정리를 해 주면서 재료의 출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 ... ... 그것만큼은 절대로 안 돼. 절대로. ...나쁜 짓은 하지 않았어. 아마도... 이걸로는 안 될까, 응? 이베르. (당신에게 귀엽게 부탁해본다. 어떻게 구하고 만들었는지 알려주고싶지 않은 모양이다. 눈빛이 어쩐지 꽤나 필사적이다.)

(당신의 귀여움에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티를 내지 않으려 하지만 벌써부터 입꼬리가 실룩인다. 이대로 한 수 접어줄까 생각하면서도 완전히 물러나긴 아쉬워 한 번 더 말해본다.) 하지만- 몇 번의 연습을 했는지는 말해주면서 재료조달원은 절대 밝힐 수 없다니. 그러면 어떻게 구한 건지는 묻지 않을 테니까, 왜 나한테 그렇게 비밀로 하고 싶어하는지 그 이유만 말해줘! 그리고 나서 라하 꼬리를 정리해 주고 씻겨줄래!

(조금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냥, 음... 별 이유는 없는걸. 왠지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해야하나... 그뿐이야. 자, 이정도면 됐겠지? 더이상은 말 안 할 거야.

 

 

 

 

https://mobile.twitter.com/GrahaSayRest/status/1409959783965159424

https://mobile.twitter.com/hiverche_/status/1410022173633175554

'함께 하는 시간 > w. G'raha T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08.25-09.13  (0) 2021.11.15
21.07.02-09.29  (0) 2021.07.10
21.05.30-06.26  (0) 2021.07.10
21.05.19-24  (0) 2021.07.10
21.05.05-14 (어린이날)  (0) 202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