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4.30-05.13 (언약 1주년)

2021. 5. 17. 18:26함께 하는 시간/w. G'raha Tia

벌써 언약한지 1년이나 지났다니. 앞으로도 함께겠지, 1세계에서의 약속들을 지키려면 말이야. 붉은 노을이 지는 황금빛 들판도 가봐야 하고, 우주의 끝을 보러가기도 해야하지 않나.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고, 사랑할 거야. 이베르, 내 사랑, 내 전부. 언제나 바라지만 오늘은 더 행복한 하루가 되길.

나도 언제나 마음 다해 라하를 사랑하고 있어. 자고 있는 순간에도 널 향한 마음이 멈추질 않거든.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라하도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스트레스 받는 일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야 해! 네 말대로 1세계에서의 약속들을 다 지키려면 앞으로 백 년 하고도 천 년은 더 지나야겠지. 그 때까지 꼭 함께, 잡은 손 놓지 말고 나란히 걸어가자. 정말로 우주의 끝을 보러 가는 거야. 가족사진 정말 고마워. 커다란 액자에 넣어서 우리 집에 걸어둘래. 보존마법을 걸어서... 집 바깥에!

그래, 언제까지고 함께야. 그런데... ... ...사진을, 집 바깥에...?

응, 현관문 위쪽에 잘 보이게 걸어두는 거야. 우리 집이라는 걸 누구나 한 눈에 알 수 있게!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음... 흐음... (어쩐지 부끄러운 느낌이지만, 당신이 무척이나 기대하는 듯해,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걸 어째야한다...)

(네가 뭐라 하기도 전에 벌써 장비를 꺼내들고 액자틀 제작에 들어갔다! 커다란 가족사진의 가로세로 길이를 요리조리 재더니 뚱땅대기 시작한다. 말리기엔 조금 늦은 것 같은데...!?)

앗... (저도 모르게 작게 소리를 내버린다. 조금 당황한 듯하다가 아무런 일도 없던 척, 그저 조금 불안한 눈으로만 당신을 바라본다.)

(오래 지나지 않아 얇은 액자틀이 만들어졌다. 파이싸와 아이들이 함께 나온 가족사진을 잘 맞춰 끼우고는 너를 향해 불쑥 내민다.) 완성! 보존마법이 걸려있는 고투명 유리판을 끼워놨으니 사진이 상할 염려도 없어. 나 정말로 집 바깥에 걸어놓을래!

(조금 고민하다, 얼굴이 알려진다고 무슨 문제라도 있겠나싶어 고개를 끄덕인다.) 이렇게 금방 만들어내니 신기한걸. 집 바깥... 음... 어디쯤 걸어둘텐가?

현관문 위쪽에 간판 있잖아? 그 위에 걸어둘 거야. 2층 창문 바로 아래쪽까지 딱 맞게 꽉 찰 것 같아.정중앙이니까 멀리서도 잘 보일 테고! (커다란 액자를 들고 낑낑대며 앞마당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뭔가를 기대하는 눈빛으로 너를 바라본다.) ...저 위에 걸어줘! 마법으로 사물 띄울 수 있지?

(액자를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려본다.) 이 액자... 튼튼하겠지? 언제더라... 타워에서 소파를 옮길 때, 조금 불안해서 마법을 쓰지 않았다고 얘기했던 것 같은데.

응, 망가질까봐 걱정되어서 그랬다고. 하지만 망가질 일이 뭐가 있겠어. 난 그저 라하가 그 마법 쓰면 된다는 생각을 못 해서 손으로 들어옮긴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말해주고 나서는, 음... 자존심 때문에 뒤늦게 마법 쓰기 싫어서? (한껏 짖궂게 말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액자 튼튼해, 걱정마!

(미간이 조금 찌푸려지는 것 같더니, 지팡이를 꺼내들어 짧은 주문과 함께 가볍게 휘두른다. 액자가 둥실 떠오르더니 천천히 현관의 위로 움직인다.) ...그러고보니... 고정은 어떻게 하려고...? 띄우기는 했지만.

방금 전에 다 계획했지! 액자 안 떨어지게 집중하고 있어줘! (그 말만 남기고 집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곧 2층 창문 바깥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더니, 화분이 놓여있는 철제 받침대에 한참을 꼼지락댄다. 액자를 잡아주는 와이어 브라켓이다! 받침대에 브라켓 한 쪽이 단단히 고정된 것을 확인하고, 바로 아래까지 올라온 액자틀 뒤쪽에 나머지 한 쪽 브라켓을 단단히 고정시킨다.) 됐어, 라하! 기울어지지 않았는지 봐 줘!

(액자를 자세히 살펴보며 기울어졌는지 살펴본다. 괜찮아보이는데... 고정도 잘 되었는지 확인할 겸, 아주 약하디 약한 힘으로 액자를 당겨본다.)

...어? 어어? (액자 아래쪽이 점점 들려올라가는 듯하다. 위쪽만 고정되어 있으니 당연한 결과. 적잖이 당황하여 상체를 창문 바깥으로 쭉 내밀고 액자틀을 양손으로 힘주어 꼭 붙든다!) 라하, 아래쪽에서 왠 바람이 부나 봐! 액자 아래쪽도 고정시켜야 안 흔들리는데! (2층 창문 밖으로 몸을 한껏 내민 이베르의 자세가 영 불안해 보인다. 잘못하면 그대로 떨어질 것 같다...!)

(적잖이 당황해서는 일단 약간 당겨진 상태로 고정한다. 더 흔들거렸다간 당신이 추락할지도 모르니.) 일단 액자는 놔두고 몸부터 일으켜! 위험해! (액자에 집중한 채 창문 근처로 다가간다.)

위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래쪽으로 다가온 널 본다. 씨익, 보는 사람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미소를 짓더니 액자틀을 놓고 몸을 창문 밖으로 휙 던진다! 빙그르르 공중제비를 돌며 정확히 네 바로 옆에 착지한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이 편이 더 빠른걸!

(무척이나 놀란듯, 눈이 동그래져서는 당신을 바라본다. 액자에 집중하고 있던 것을 놓쳐버려, 살짝 들린 상태였던 액자가 그대로 벽에 돌진해버렸다. 텅, 하는 조금 큰 소리가 울린다.)

어, 어어! (텅- 하고 액자가 외벽에 부딪히는 소리에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충격의 반동으로 액자가 잔잔히 흔들리며 팅, 팅 하는 소리를 몇 번 더 낸다. 정말 다행히도 보호유리나 액자틀이 크게 상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 큰일날 뻔했다. 액자도 사진도 무사해!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심장이라도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어. 네가 강하고, 그런 건 알지만... 그래도 위험해보이지 않나.

어머- 무슨 소리야? 라하도 높은 곳 좋아하면서. 거기서 확 뛰어내릴 때 느껴지는 쾌감을 라하도 알잖아. 난 라하랑 여기저기 다니면서 번지점프를 같이 할 생각에 완전 설렜는데. 그래서 내가 실수로 떨어진 게 아닌데도 이렇게 놀랄 줄은 몰랐어. (쉴 새 없이 조잘대며 높은 사다리를 꺼내 현관문 앞에 잘 세워놓고 그 위로 올라간다. welcome 이라고 쓰여 있는 간판에 짧은 와이어 브라켓을 연결해 액자 아래쪽도 단단히 고정시켰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너를 내려다본다.) 짠! 이제 누가 봐도 여기가 라하와 이베르의 집이라는 걸 알 수 있어!

그렇게 말해도... 내게는 꽤나 오래된 이야기인걸. 어릴 적 이야기기도 하고. (당신을 바라보다 액자를 바라본다. 어쩐지 부끄러운 것과는 별개로, 꽤 마음에 드는 듯하다. 꼬리가 만족스럽게 살랑거린다.)

어머나. 그래도 높은 곳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성견의 방이 시르쿠스 타워 상층부에 있었잖아, 중층부에도 만들 수 있었는데 굳이 그 높이에 있는 걸 보고 라하는 여전하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살랑대는 꼬리를 보며 킥킥 웃었다.) ...정말 최고의 선물이야. 늘 고마워, 사랑하는 내 라하.

높은 곳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뺨을 가볍게 긁적인다. 당신을 힐끗 바라보다, 가볍게 그러안았다.) 나도, 항상 고맙고 사랑하고있어. 마음에 들어하니, 나도 기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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