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5

2020. 12. 7. 13:54함께 하는 시간/w. Crystal Exarch

(수정공이 보고싶은 영웅...)

(슬쩍 기웃거린다.)

(주변에서 기웃대는 누군가의 양 어깨를 살짝 잡아 예고없이 품으로 끌어당긴다.) 오늘은 일찍 일어났다고 하던걸, 라하.

그리 일찍 일어난 편도 아닌걸. 누구에게 들은 건가? (당신에게 슬슬 기댄다.)

라이나가 그러던데. 아침에 대응접 광장에 서 있던 너를 봤대. (안 놓아주려는 듯 더 강하게 끌어안더니 양팔로 너를 가둔다.) ...정말로 많이 보고싶었어. 아마도 네 100년간의 기다림보다 더했을거야.

흐음... 그정도였다니, 조금 더 일찍 왔었어야했는데. (팔을 들어 당신의 등을 느릿하게 쓸어내린다.)

(네 귓가에 입술을 마구 부볐다. 쉽게 만족이 안 되어 꽤 오랜 시간을.) 네가 없을 때마다 내가 널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 네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뼛속까지 느끼게 돼. 그렇다고 해서 빨리 오라며 널 닥달할 건 당연히 아니지만. 라하도 내가 많이 보고싶었어?

어땠을 것 같나? 내가 과연 그대를... 생각하고, 바라고, 보고싶어했을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짖궂게 웃으며 귀를 파닥인다.)

(그렇게 물어오니 왠지 자신이 없다. 조금 시무룩해져서는 네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웅얼댄다.) 으음. 당연히 네가 날 보고싶어했길 바라지만, 다른 일에 치여서 내 생각이 전혀 안 났을 수도 있고...

역시 비밀로 해둘까. 그대가 이리도 자신이 없으니, 대답을 해줄래야 해줄 수가 없겠는걸.

왜... 왜? 내가 자신 없어하는 건 별개의 문제잖아. 난 네 대답이 듣고 싶은데... 내가, 내 사랑의 대답을 듣고 없던 자신감이 다시 생겨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궁금한걸.

(작게 웃음을 보인다.) 음... 대답을 해주는 게 좋을까? 어디보자... 그냥 말해주기는 조금 그런데...

내가 먼저 물어본 건데 그냥 말해주기는 좀 그렇다고? 으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건 소원권인데 그것도 의미가 없어. 왜냐하면 그런 게 없어도 난 라하가 원하는 걸 다 들어줄 테니까. 어떻게 하면 네 대답을 들을 수 있어? (묻었던 얼굴을 들어올려 너와 눈을 맞춘다.)

글쎄... 그건 나도 모르겠는걸... 그대 생각엔 무엇이 좋을 것 같나? (여전히 웃음짓고있다. 아무래도 장난치는 모양새다.)

흐음. (눈을 접어 웃으며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내 의식이 붙어있다면, 소식 없이 며칠씩 사라져서 널 애태우는 일은 없을 거라는 약속은 어때? (일부러 네가 찔릴 만한 말로 맞받아친다. 장난에는 장난이지!)

그... 음... 미안하네... ...하지만 앞으로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는 확답을 줄 수 없을 것 같은데... (조금 시무룩해진 모양새다.)

후후. 알아,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그래도 다 이해해. 내 라하인걸. 이건 그냥 내가 하는 약속이고 너까지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강요는 아니야.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했잖아? 그러면- 이제 대답해 줄 거야?

그대가 그렇게 말하니 대답을 해야겠는걸. 음... '아, 그대를 보러 가야하는데, 보러 가야하는데...' 하기는 했지.

(이번엔 자신이 조금 시무룩해졌다.) 그러면 라하가 날 보고 싶어했던 건 아니네... 내가 라하를 보고싶어할 테니까 와야 한다, 고 생각했다는 거니까... 무,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일이지만!

음... 그대 생각을 계속 하기는 했지 않나. 그것만으로는 안 되는 건가?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그럴... 리가 있어? 안 되는 게 어딨겠어. 응, 라하가 내 생각을 계속 해 줬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지. 날 잊지 않고 생각해주고 찾아줘서 고맙다고... (조금은 서운한 눈치지만 그래도 자신이 네게 뭐라 할 입장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표정을 들키기 싫어 또 다시 너를 꼭 안는다!)

(당신의 서운함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말없이 당신을 꼭 껴안고는 당신의 등을 토닥인다.)

(들킨... 것 같은데...) 으음, 음... 나는, 서운하지 않아! 널 원망하지도 않고! 설마 또 모른다고 할 건 아니지? 그렇지만 그... 그래, 언젠가는 라하도 날 보고싶어해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있어! 그냥 그렇다는 거야!

(조금 머뭇거린다.) ...그대에게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보고싶은 것과는 조금 다른 건가?

음... 그러니까, 나는 라하가 딱히 날 보고싶지 않은데도 '내게 와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상황이 싫은 거야. 그건 결국 나랑 함께 하는 시간이 라하에겐 일종의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이 되어버렸다는 뜻일 테니까. 이해가 돼? 내 사랑스러운 붉은 마법고양이님.

하지만 보고싶지 않다고는 생각한 적은 없네만... 내 모습을 보이기 싫다고는 생각했어도. ...같은 말인가...? 모르겠군. 역시 마음이란 건 너무 복잡한 것 같아... (당신에게 기대듯 선다.) 생각이 복잡할 때는 역시 잠이 최고지 않겠나.

정말...? 그러면, 결국 같은 거네. 일반적으론 아니겠지만 내게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랑 날 보고싶어하는 거, 라하에게 있어서는 그 둘이 같은 개념인 거야. 그러면... 라하의 영웅님은 진짜로 서운해 할 필요가 하나도 없었네? 네 모습을 보이기 싫다고 한 거 조금 슬프지만, 이해할 수 있으니까! (당신을 안은 팔을 여전히 풀지 않은 채로 심려의 방 소파를 향해 느릿느릿 걸어간다.) 네 말대로야, 사람의 마음이란 정말 복잡하지. 하지만 그 엉킨 실타래 속에서도 내 손을 놓지 않아줘서 고마워. 이제 아무 생각 말고, 꿈에서 만나면 신나게 놀자!

꿈에서 보자는 말이, 어쩐지 꽤나 오랜만인 것 같네... ...신나게 놀만한 곳이면, 역시 그곳이려나. (당신에게 씩 웃어보인다. 당신을 단단히 끌어안고는 소파에 넘어지듯 눕는다.) 그대 말대로, 아무 생각 않고 꿈에서 신나게 놀아야지. 그러려면 일단 자야겠지? 좋은 밤 보내게 내 사랑.

오랜만이지, 떨어져 있었으니까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고. 후후... 오늘은 픽시들에게 좀 더 특별한 것들을 부탁해볼까. 잘 자, 내 하나뿐인 유일한 사랑, 내 라하. 조금 후에 그 곳에서 만나자. (네 턱 바로 아래쪽에 얼굴을 묻은 채 두 손으로 하염없이 네 등을 쓰다듬었다.)

 

 

 

20.12.05

 

좋은... 오후...!

좋은 오후야.

해가 지고 있어...

역시 좋은 오후라고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인가?

응. 너무 늦게 일어났네... 라하를 안고 자는 게 오랜만이라서 잠에서 깨어나기 싫었나 봐. 리예 메그에서 나오기도 싫었고!

많이 피곤했던 것은 아니고? 더 자도 괜찮네. (당신의 등을 토닥인다. 공의 눈이 다시 꿈벅이며 감긴다.)

라하가 더 잔다면 나도 더 자야지. 오늘도 또 우리 둘 다 파업이야. (네 품에 다시 얼굴을 묻고 널 꼬옥 껴안으며 눈을 감는다. 잠은 오지 않더라도 이렇게 있는 것 또한 좋다.)

음... 좋아... 좋은 꿈 꾸게... (당신을 꼭 껴안는다. 노곤노곤해지는 기분이다.)

(주기적으로 자꾸만 머리를 움직인다. 네 턱 끝에 닿은 머리칼도 함께 살랑살랑 흔들리니 조금 간지러우려나. 근처에서 페오가 맴돌고 있는 것을 모른 척 했다.)

(머리카락에 간질여져서 고개를 세차게 휘젓다가, 다시 기대었다가, 고개를 다시 휘젓다가 기댄다. 몇 번을 반복하다, 고개를 살짝 들어 당신을 가볍게 흘겨본다.)

...어둠의 전사는 잠을 자고 있어. 머리를 자꾸 움직이는 건 잠꼬대의 일종이야! (감은 눈을 뜨지 않아도 네 시선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리 말하는 것도 잠꼬대인가? (손을 들어 당신의 머리를 쓸어넘긴다.)

응, 잠꼬대야. 라하가 예전에 도도새 흉내를 냈던 것과 비슷한 거지. 나는 꿈 속에 있지만 현실의 라하가 하는 말을 듣고 대답할 수 있어! (네 손길이 기분좋은 듯 입꼬리가 실룩실룩인다.)

...그렇다면 지금 무얼 보고 있나? (당신의 말을 믿지 않는 투다. 잠이 조금은 달아난 듯도 하고.)

작고 붉은 고양이가 후드가 달린 망토를 입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어. 꽃밭 위에서 통통 튀기도 하고, 갖가지 디저트가 쌓여있는 접시들로 이루어진 탑에 올라가서 오페라 케익과 마카롱과 비스킷을 잔뜩 먹고, 미끄럼틀도 타고 그네도 타고 있어. 음... 그네를 제일 좋아하고 있어 (키득키득!)

...역시 장난치는 것 같은데. (당신의 머리를 쓸어넘기던 손을 뺨으로 옮겨서는 약하게 잡아당긴다.)

후웅.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니야, 어둠의 전사는 잘 자고 있어! 붉은 고양이랑도 잘 놀고 있단 말이야!

흐음... 그럼, 그대의 꿈 속에 나도 있나? 붉은 고양이가 나라는 말은 받지 않겠네. (당신의 뺨을 잡아당기던 손이 어느새 당신의 뺨을 살살 쓸어내린다.)

그치만 그러면 붉은 고양이는 누구야? 현실의 라하는 여기 있는데. (뺨을 쓰다듬는 손 위에 제 손을 올리고 반짝 눈을 뜬다.) 재밌는 꿈이었어, 고양이가 있어서 더!

글쎄, 진짜 고양이가 아니었을까. ...진짜로 꿈을 꾼 것은 맞나, 내 사랑.

당연하지, 진짜 꿈을 꿨다니까! 그리고 그 붉은 고양이가 라하가 아니라고 하기엔 좀... 라하랑 똑같은 모양의 후드를 쓰고 있었고 오른쪽 발이랑 왼쪽 뺨도 라하랑 같던걸. (눈웃음을 지으며 네 양 뺨에 쪽, 가볍게 입맞춘다.)

그렇다면 그대가 나를 너무 고양이로만 생각해서 그런 꿈을 꾸게 된 것이 아니겠나. 정말이지 못 말리겠군. (화답하듯 당신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춘다.)

아... 아니야. (주변을 휘 둘러보다 페오가 사라진 것을 눈치채고 소곤거린다.) 페오가 라하를 고양이로 바꿔줬어. 내가 그런 게 아니라구!

페오가?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그래서 그대 꿈에 내가 고양이로 나온 것이 그대 탓이 아니라는 건가. (작게 웃는다.)

응, 픽시들의 장난 탓이지. 내가 내 라하를 내 고양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단 말이야. 이렇게나 멋지고 강인한 내 라하인걸.

그렇단 말이지... 그럼 됐네. (당신을 품에 폭 안는다.) 설마하니 꿈에까지 고양이로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

흠... 그렇지만 현실에서 고양이가 되어본 적도 없잖아? 라하가 정말로 고양이가 된다면 내 품에 쏙 들어오는 건 물론이고 두 손에 다 잡힐 테고, 머리나 어깨에 얹어다닐 수도 있을 텐데. (꾸물대며 조금 고개를 들고, 검지손가락 끝으로 네 눈가에서부터 뺨까지 조심조심 쓸어내린다.)

...그건 그렇지. ..... .... .........(깊이 고민하다, 입을 연다.) ...그대가 원한다면, ...페오에게 부탁해볼까.

...... ...... ...... 그러면 커다란 라하가 없어지잖아, 그럼 라하가 날 안아줄 수도 없고. 그건 싫은데. 라하가 라하 닮은 붉은 고양이 사역마를 한 마리 만들 순 없어?

사역마라... 어찌 만들어야 할지.

음... 에테르 응축기를 써서 응축된 에테르에 라하가 상상한 붉은 고양이 모습과 이성, 능력을 덧씌우면... 응축기가 타워 안에 있을 텐데 찾아볼까? (정말로 찾아볼 기세다. 그러자 어디선가 나타난 아이들이 소파 위로 올라와 불만이라는 듯 꾸우꾸욱 울어댄다.)

아이들이 불만이 있나본데. (첫째를 살짝 안아든다.) 뭐가 이리 불만일까, 우리 아이들이. 뭐가 불만인 거야, 첫째야. (첫째가 꾸우욱 하고 울고는 약하게 푸드덕거린다.)

이런... 자기들 말고 고양이까지 한 마리 더 생기는 걸 원하지 않나 봐. 질투하나 본데? 얼마 전에 라하가 라하 인형에게 질투했던 것처럼 말이야.

내, 내가 언제 질투를 했다고 그러나. ...그래도, 사역마는 아이들과는 의미가 다른데 이렇게 반대를 하니... ...뭐, 설득하는 건 그대에게 맡기도록 하지.

어머. 전에 그랬잖아, 라하가 아닌 또 다른 '폭신하고 따뜻한 것'에 질투했잖아? (킥킥 웃는 와중에 첫째는 제 머리 위에, 둘째는 어깨에 붙어 털을 잔뜩 부풀렸다. 셋째는 네 턱 바로 밑에 가서 붙어앉는다.)

음, 우리가 사역마를 데리고 다니는 게 싫은가봐. 우리 머리와 어깨 위에 앉거나 주머니 속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자기들 뿐이어야 한다는 것 같은데?

그럼 안타깝지만 그대가 원하는 것은 못 이루겠는걸. 아이들이 이렇게나 반대하니까. (셋째와 눈을 맞추고, 쓰다듬으며 말을 잇는다.) 나는 너희들 편이야. ...아마도 말이지. (작게 웃자, 셋째가 미묘하게 꾸욱꾹 울음소리를 낸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라하를 닮은 붉은 고양이는 포기할 테니 내가 라하를 들어안고 돌아다닐 수 있게는 해 줄 거지?

...어? 그, 평소에도 함께 다니고는 하지 않나. 그거로는... 부족한 건가?

그건 그렇지만 내가 라하를 꼭 들어안고 다녀본 적은 없으니까. 길어봐야 응접대광장에서 타워 안까지였잖아?

고민을... 고민을 조금 해봐야 할 것 같은데... 부끄러운 일이지 않나. 게다가 그대도 힘들테고...

후후. 그렇게 말해도 시간이 지나면 허락해 줄 거지? (네 턱 아래 붙어앉아있는 셋째를 들어 옆으로 놓고 제 머리를 들이밀었다. 널 꼭 끌어안고 눈을 감는다.) 자자, 라하.

...안 그럴 거야. 아마도. 뭐, 그대 말대로 허락해 줄 수도 있겠지만. (불만스럽게 울어대는 셋째를 가볍게 쓰다듬어주고는 당신을 마주안는다.)

후후. 그럼 우선... 꿈 속에서는 내가 라하를 안고 다녀볼게. 꿈에서니까 그건 괜찮지? (고개를 조금 들어 네 목울대 부근에 가볍게 입맞춘다.) 조금 후에... 음, 아이들이랑 같이 봐.

뭐, 꿈에서라면 얼마든지. 조금 후에 꿈에서 만나는 거야. (당신의 머리에 입술을 가볍게 부비고는 눈을 천천히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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