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3. 20:03ㆍ함께 하는 시간/w. Crystal Exarch
(원초세계의 별빛축제에서 쓰이는 온갖 장식 재료들을 한가득 늘어놓고 네 옆에 앉아 열심히 조립 중이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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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샌가 당신의 곁에 서서 당신이 하는 것을 구경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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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라하도 만들래? 곧 원초세계에서 별빛축제가 시작되는데 크리스타리움에서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동그란 공같이 생긴 오너먼트 하나와 반짝이 풀을 건네준다!) 반짝이 풀로 이 동그란 공에다 그림을 그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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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먼트와 반짝이 풀을 받아든다.) 그림이라... 자신은 없지만, 한 번 해보겠네. (조심조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조금은 삐뚤삐뚤한 모양의 병아리가 그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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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조금은 쳐진 기분으로 아직 익숙치 못한 네 솜씨를 구경한다. 그래도 이만하면 잘 그리는걸.) 으음. 당연히 날 먼저 그려줄 줄 알았는데... 우리 아이들을 그린 거지? 아이들을 다 그리고 나면 나도 그려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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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그대를 그리기에는 내 실력이 너무나도 변변찮기도 하고... 그리고, 이 장식도 조금 작지 않나. 그대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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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금색 반짝이를 붙이던 투명 볼을 내려놓고 붉은색 볼을 하나 집어들었다. 푸른색 반짝이풀로 원을 하나 그리고, 원 바깥쪽에 고양이 귀를 삐죽삐죽 두 개 그리고, 다시 붉은색 반짝이풀로 네 눈이 될 작은 원을 콕콕 찍는다. 영웅의 솜씨도 영 서툴긴 마찬가지다.) 이 정도만 해도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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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하는 모습을 보고는 저도 새로운 금색 볼을 집어든다. 그리고는 은색 반짝이풀로 원을 그리고, 양 옆으로 삐죽하게 튀어나온 것도 그리고, 보라색 반짝이풀로 눈을 콕콕 찍는다. 조금 뿌듯하다는 듯 당신에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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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귀여운 어둠의 전사네. 그리고 여기 귀여운 수정공도 있고. 우리 아이들이 그려질 볼까지 합하면 총 다섯 개, 이것들은 타워 입구 계단 쪽에 대롱대롱 걸어놓을래. 제일 잘 보이게! 밤이 되면 이 반짝이풀들이 빛을 내서 더 선명하게 보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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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귀엽겠는걸. 예쁘기도 할 것 같고... 흠... 더 열심히 꾸미면 좋을 것 같은데... 무얼 더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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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에 뭔가를 더 하면 정신없어질 것 같으니까, 볼을 매달아놓을 줄을 화려하게 꾸며보자. 내가 이런 걸 갖고 왔거든. 낮 동안 태양빛을 받아 저장해뒀다가, 주변이 어두워지면 저장해 둔 태양빛으로 스스로 불밝히는 등불이야! (물방울 모양의 작은 등불들이 가느다란 낚싯줄에 촘촘히 달려있다. 한 쪽 끄트머리는 자신이 잡고 다른 쪽 끝을 네게 건네준 뒤, 시범을 보여주듯 굵고 탄탄한 반투명 실에 등불이 달린 낚싯줄을 천천히 감는다.) 이러면 밤에 아주 예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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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색으로만 빛나는 건가? 아니면, 여러 가지 색으로? (등불 낚싯줄을 손으로 만지작거린다.) 볼 위에 얹듯이 장식해도 예쁠 것 같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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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에서 시작해서 하얀색, 푸른색, 보라색 그리고 붉은색으로 자연스럽게 변해. 음,그러면 볼 위에도 조금 얹어볼까? 볼에 모자를 씌운다는 느낌으로 말아얹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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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색 조명이었나. 어디... 몇 개는 얼기설기 얹고, 몇 개는 촘촘히 말아서 올려보지. 흠, 기대되는걸... 리본 같은 것도 중간 중간에 달면 어울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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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러면... (등불이 촘촘히 달린 선을 싹둑, 잘라 다섯 개의 짧은 등불라인을 또 만들어낸다. 잘 엮으면 작은 산타모자가 나올 것 같은 길이다. 리본을 묶을 수 있는 붉은 샤무드와 금색 실도 늘어놓는다. 널 보며 씨익 웃곤 네 얼굴 그림이 그려진 볼 위에 작은 등불 모자를 만들어 씌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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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그린 볼 위에 선을 얼기설기 얹고는, 조금씩 흘러내리는 듯하게 배치한다. 붉은 샤무드로 리본을 만들어 잔뜩 달아둔다. 조금 과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공은 꽤나 만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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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네가 만든 어둠의 전사 볼(?)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가 남은 샤무드를 한데 뭉쳐 매듭을 묶더니 아주 커다란 8겹 리본을 만든다. 그것을 수정공 볼에 동여매는 듯 하더니... 돌연 네게 왁! 하고 달려들어 그 목에 예쁘게 묶어주었다!) 나는 진짜 라하에게 묶어줄래! 왕리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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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목에 묶인 리본을 슬슬 만지다가 투정부리듯 말한다.) 얼마나 하고 있어야하나? ...조금 간질간질한 기분인데.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여보며 불편한 데가 있는지 확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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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이젠 떼달라고 하지도 않는 거야? (조금 어처구니 없는 눈빛으로 널 바라본다. 이래서야 놀리는 재미가 없는데!) ...라하가 어둠의 전사 볼에 붙여놓은 리본을 조금 덜어준다고 약속하면 나도 이 커다란 리본을 풀어줄 의향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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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안이니까. 다른 이들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니 상관이 없지. 리본을 덜어내는건... 음... 거절하겠네. 열심히 꾸민 것인데 아깝지 않나. 오히려 뭔가 더 추가하고싶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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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타워 안에 두는 줄 알았구나. 나는 대응접광장에서 타워 입구로 향하는 계단에 두고 싶었던 거였는데. 그러면 타워 안에 둘 것과 바깥에 둘 것으로 나눠서 두 세트 만들면 되겠네. 물론- 타워 안에 두는 볼들이야 아무런 상관이 없지. 그럼 나도, 타워 안에 장식할 수정공 볼은 어둠의 전사 볼보다 더 화려하고 휘황찬란하게 꾸미고 싶어! 차라리 샹들리에를 만들어 성견의 방에 매달까? (키득키득 웃는다. 진짜로 할 생각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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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머뭇대다 작게 말한다.) ...다른 이들에게 보이고 있지 않는다는 건 내 목의 리본 얘기였네만... ...서, 설마, 나를 이대로 사람들 앞에 보이려는 건가? 이런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게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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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리본으로 도배된 어둠의 전사 볼은 밖에 보여도 상관없고 커다란 리본을 단 라하는 내보이면 안된다는 거야~? 어머나 라하, 치사하게. 나만 잔뜩 부끄럽게 만드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 리본 잔뜩 달린 어둠의 전사 볼을 크리스타리움의 모두가 보게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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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장식이니 사람들이 그러려니 하지 않겠나! 반면에 나는, 더이상 떨어질 체면도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튼, 정말로 나를 이런 모습으로 다른 이들 앞에 보일 생각인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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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대답을 회피하며 딴소리를 늘어놓는다.) 더 이상 떠, 떨어질 체면도 없을 것 같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그 정도로 체면을 많이 상하게 한 거야? 수정공도 어둠의 전사와 함께 할 때 만큼은 평범하다고, 크리스타리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체면이 상하는 일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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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음, 단어 선택을 잘못한 것 같네. 주민들도 아마 그렇게 생각할 거야. 다만, 내가... 부끄럽달지, 창피하달지... 그대도 알지 않나. 내가, 나도 모르는 권위욕이 있었다는걸. ...으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 지... (시무룩해져서는 한숨을 폭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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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 벽보가 붙었던 그 때의 이야기를 하는 걸까. 장난이었는데 아직도 담아두고 있었을 줄은...) 그, 라하. 네가 은근히 권위 찾는 타입이라고 한 거 진짜 장난이었는데... 솔직히 이만한 도시의 수장이 적정 수준의 권위를 찾지 않는다면 그것도 또 문제지. 라하가 그런 쪽으로 욕심 있는 게 아니라, 네 위치가 위치다 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거야. 그러니까 라하에게 이 커다란 리본을 맨 채로 밖에 나가자는 말은 하지 않을게. 대신 이건 어때, 이건 라하의 체면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히려 더 높여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작은 상자를 꺼내 네 눈 앞에 열어보인다. 별빛축제를 연상케 하는, 반짝이는 작은 브로치.) 원래는 포인세티아 헤어핀으로 하려 했는데 그것도 라하의 체면을 좀 구길 수 있을 테니, 이걸로 바꿨어. 옷에 달고 다니면 되니까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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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었던 건가... 나는 그것도 모르고.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린다. 잠시 가만히 있다, 손가락 틈으로 당신이 보여준 브로치를 본다. 손에 얼굴을 묻고있어, 말이 조금은 웅얼거리는 듯 들린다.) 무척... 예쁘네. 색 때문인지 잘 어울릴 것 같긴 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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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잠깐 브로치는 옆에 놓아두고 너를 꼭 안아준다. 일정한 간격으로 등을 토닥여주며 그 리듬에 맞춰 몸을 좌우로 천천히, 조금씩 흔들었다.) 정말로 장난이야. 라하가 너무 귀여워서 그랬어. 그리고 설령 네가 권위를 찾는대도, 그런 라하는 또 세상에서 제일 멋있으니까 내가 수도 없이 반하겠지. 있잖아, 만약 앞으로 또 내가 라하가 어떤 것 같다고 말한다면 그건 싫어서가 아니라 네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런 거야. 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나가는 거 너무 좋고 기쁘단 말이야. 그러니까 그렇게... 담아두지 말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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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하는 말을 어찌 담아두지 않을 수 있겠나. 그대가 하는 말인 것을. 그저, 조금 부끄러울 뿐이야... 실은, 장난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네. 그래서 조금 조심하려했던 거였는데, 으음...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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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그러면 앞으로는, 내가 한 말들 담아두더라도 모두 좋은 쪽으로 생각해 주기다? 정말로 내가 뭔가... 네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게 있으면 꼭 그렇게 말해줄게. 아마도 네가 또 희생하려고 들지만 않는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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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니까... 그대가 '수정공은 권위를 찾는 편이구나!'하면 '권위를 찾는 모습이 좋다'는 뜻으로 생각하면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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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를 찾는 모습'이' 좋다가 아니라 권위를 찾는 모습'도' 좋다, 라고 생각해 줘야지. 왜냐하면 난 라하의 모든 걸 좋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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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네. 그대는 내가 어떤 모습이든 좋아하니까. (작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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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라하가 지금 이렇게 여덟 겹 리본을 묶고 있는 모습도 아주 사랑스럽고 선물같은 모습이라 좋아하고. (키득키득 웃으며 아직도 네 목에 묶여있는 리본을 톡톡 건드린다. 풀어 줄 의향이 없는 걸까...? 그러면 브로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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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당신이 하는 것을 지켜보다,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사랑스럽고 선물같은 모습의 수정공은 만족할 만큼 보았나? 이만 풀어줬으면 좋겠는데... 조금은 불편하단 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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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그럼 잠깐만. (주머니에서 알라그 석판 기기를 꺼내더니 네 앞에 들이밀고 한껏 인상을 쓰며 집중한다. 사진을 찍고 풀어주려는 모양이다! 기기를 세로로 들었다가 가로로 돌렸다가 하며 쉽사리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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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건가. (조금 투덜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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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여기 너무 푸른색 일색이라 라하가 예쁘게 안 나온단 말이야. (저도 덩달아 투덜대며 한참 더 인상을 쓰고 기기를 요리조리 돌리더니 드디어 버튼을 눌렀다. 찰칵,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여덟 겹 리본을 매고 있는 네 모습이 화면에 가득 찬다. 그제서야 만족한 듯 리본을 떼어내고, 옆에 놓아두었던 브로치를 집어들어 조금 고민하다 네 왼쪽 가슴께에 톡 달아준다. 하얀 천 위에 붉은 브로치가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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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자유로워진 것이 만족스러운 듯 목을 몇 번 문지르다, 제 옷에 달린 브로치를 조심스럽게 만진다.) 음... 잘 어울리는 것 같나? 그대가 골라준 것이니 어울리지 않을 리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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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주 잘 어울려. 라하의 체면도 구겨지지 않고. (옅게 웃으며 리본이 잔뜩 달려있는 어둠의 전사 볼과 수정공 볼을 네 얼굴 양옆으로 들어본다.) 그럼 멋진 라하는 여기 내 앞에 있으니까, 이 귀여운 수정공 볼은 어둠의 전사 볼처럼 리본을 잔뜩 붙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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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인다.) 리본 말고도 다른 장식은 더 없나? 보석같은 것이라던지, 아니면 구슬이라던지. (어둠의 전사 볼을 더 꾸미려는 생각인 건지, 아니면 수정공 볼을 리본이 아닌 다른 것으로 장식해줬으면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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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있긴 있는데... 이걸 다 붙여놓으려고? (예쁘게 컷팅된 색색의 보석 조각들을 촤르르 쏟아놓는다. 작은 투명구슬을 얇은 줄에 일렬로 꿰어놓은 모빌도 있고, 길쭉길쭉하게 생긴 초록 잎사귀들과 포인세티아를 본따 만든 작은 종이꽃들도.) ...흐음. 라하가 어둠의 전사 볼에 뭔가를 더 붙이면 나도 수정공 볼에 똑같이 할 거야! 장식이 너무 많아서 내가 그린 수정공이 잘 안 보일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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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대로 다 한다면... 흠... 그럼 그림이 가려지지 않게만 꾸미면 되는 것 아니겠나. (장식들을 어둠의 전사 볼에 가져다대며 신중히 고민한다. 하지만 이미 리본으로 가득찬 볼에는 꾸밀 자리가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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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하, 라하 맞아? 잠깐 봐봐. 이렇게나 반짝이고 정신없는걸 좋아하다니 혹시 일 메그의 픽시가 라하 행세를 하고있는 건 아닐까? (네 양 뺨에 두 손을 올리고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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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꿈벅이다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이런, 들켜버렸나! 수정공은 내가 숨겨두고 있지. 돌려받고싶다면 내게 잘 해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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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시잠깐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었지만 눈 깜짝할 새 태연자약한 미소를 내보인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네 말을 진심으로 믿었던 것 같기도...) 어머나~ 그래? 이것 참 큰일이네. 네가 픽시라고 인정하면 라하는 내가 또 자길 못알아봤다고 토라질 테고, 네가 픽시가 아니라고 하면 라하는 자기 장난이 또 내게 먹히지 않았다고 시무룩해할 테고. 이름 모를 수정공,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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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란 걸 알았다면 적당히 어울려주면 되는 게 아닌가. 나는 그렇게 쉽게 토라지지 않아.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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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쉽게 토라지지 않는구나. 그럼 지금은 토라진 게 아니라 삐진 거야? (키득대며 너를 꼭 안는다. 그리고 뒤쪽에서 아주 커다란 크리스마스 장식용 볼을 한 개 꺼내든다. 다른 것들의 네 배 크기다.) 이것 봐, 라하. 토라진 라하를 위해 커다란 장식볼을 준비했어. 마음껏 꾸밀 수 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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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지지 않았대도... 그래도, 이건 조금 마음에 드는걸. (커다란 장식볼을 보면서 귀가 파닥거린다. 머릿속으로 어떻게 꾸미면 좋을 지 퐁퐁 생각하는 것 같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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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고개 홱 돌렸잖아. 그게 토라졌다는 신호인 것 같은데? (검지손가락 끝으로 네 볼을 폭 누르며 웃는다.)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어. 이렇게 귀엽고 마음 여린 네가 어떻게 그 긴 시간들을 견뎌냈는지... 내 라하. 좋아, 조금 부끄럽지만 뭐 어때. 내가 네게 준 것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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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에 조금 곰곰히 생각한다.) ...그럼 저 장식들로 그대도 꾸며도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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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커다란 금색 볼과 너를 번갈아 바라본다. 몇 초 후 영웅의 눈이 조금 커졌다.) 나...? 진짜 나를 말하는 거야? 나한테... 리본이랑 보석이랑 포인세티아 꽃이랑 잎사귀들을 붙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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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인다. 어쩐지 눈이 빛나는 것도 같다.) 저 커다란 장식용 볼도, 그대도 꾸미고 싶네만. 그대도 내 목에 리본을 걸지 않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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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지. 내가 라하 목에 리본을 묶었어. 하지만 어디까지나 타워 안에서 그런 거였으니까! 라하도 그렇게 할 거지? 리본이 잔뜩 붙은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거나 하지 않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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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흐음... 일단 꾸미고 그대가 결정하는 건 어떻겠나. 멋지게 꾸밀 자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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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잘 꾸며진 어둠의 전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모양인데... 이대로 인간 트리가 되어버리는 걸까? 미심쩍어 하면서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여본다.) 장식을 붙인 어둠의 전사를 밖에 데리고 갈 때는 라하도 리본을 매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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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고려는 해보겠네. 좋아... 어떻게 꾸며볼까... (작은 보석들을 당신의 얼굴에 조심조심 붙인다. 눈물이 방울져 흐르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이번에는 모빌을 들어올린다. 모빌이 당신의 오른쪽 귀부터 코를 지나 왼쪽 귀에 걸렸다. 곰곰히 더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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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이 줄 불편해, 숨쉬기도 힘들고 시야에도 자꾸 걸려! 음식을 먹을 때도 완전 불편할 거란 말이야. 차라리 머리에 리본을 달아줘! (자승자박인 것 같지만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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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시무룩하게 모빌을 다시 떼어낸다. 머리에 리본이라... 잎사귀들을 잘 모아서 당신의 머리 한 쪽에 단정히 올리고는 그 위에 커다란 리본을 올린다. 리본의 중심에 포인세티아 종이꽃을 얹는다! 왠지 모빌을 포기하고싶지가 않아, 잎사귀 주변을 모빌로 장식해준다.) ...음. 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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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올려 꽃리본(?)을 만지작거린다.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난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걸. 밖에 나가자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엄청나게 큰 머리핀같이 보이겠네. 이걸로 어둠의 전사 꾸미기는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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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앓는 소리를 낸다.) ...뭔가 더 꾸미고 싶은데, 도저히 생각나는 것이 없네. 그대가 아이디어를 주지 않겠나? 정말로 떠오르는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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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더 하려고...? 그, 그러면 내 목이랑 손목에 붉은 리본을 묶고... (방금 귀에 걸쳤던 모빌을 떼어내며 아쉬워했던 네 모습을 떠올렸다.) 그, 모빌은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어깨로 달면 괜찮을거야... 팽팽하게 말고, 내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조금 줄을 느슨하게 해서... (얼결에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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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빤히 바라보다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그대가 대답해 줄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그럼 그대가 얘기해준 대로 더 꾸며볼까. (얼굴에 완연히 미소를 띄우며 붉은 리본으로 당신의 목과 손목을 장식한다. 리본 끈에 보석도 촘촘히 붙여주고. 당신의 어깨를 감싸도록 모빌도 달아준다. 더 장식할만한 것이 있으려나... 고민해보지만 달리 떠오르는 것이 없다! 조금 아쉽지만 꾸미는 것을 끝내기로 한다. 당신을 바라보며 작게 웃는다.) 그대와 나의 합작품이야. 꽤나 그럴듯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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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 손목에 묶인 리본을 들여다보고 어깨에 달린 모빌을 만져보다가 어색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너를 빤히 바라본다.) 인간 트리가 된 기분이야. 그럼, 잘 꾸며진 어둠의 전사로 라하는 뭘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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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글쎄. 꾸민 뒤의 일은 생각해보지 않았거든. 그대라면 어떻게 하려나... 흐음, 알라그 단말로 모습을 기록하고... ...아이들에게 꾸며진 모습을 보여줄지도. (제 말이 맞냐는 듯 당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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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건... 내가 라하를 꾸몄다면 그렇게 했겠지. 하지만 지금은 내가 꾸며진 거니까, 어둠의 전사는 자기 몸에 붙은 장식소품들을 이제 그만 떼어내고 싶어! 아참, 사진도 안 돼! (이렇게 말하면 또 네가 시무룩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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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조금 전에 내가 리본을 목에 장식하고 있던 것을 단말에 기록하지 않았나. 불공평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대가 정 반대한다면... ...그렇지, 그대의 모습을 상세히 기억해서 일전에 푀부트 금화를 주고 그림을 의뢰했던 화가에게 그려달라고 할거네. (협박...?을 시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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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있을 텐데. 순간 번쩍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눈을 빛내며 씨익 웃었다! 네 목에 묶었던 리본을 들고 널 빤히 바라본다.) 그러면, 내 단말의 네 사진을 지울게. 대신 라하도 다시 리본을 묶고 우리 둘이 함께 있는 모습만 남기는 거야.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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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은 제안같은데. 하지만 어쩐지 제가 더 손해보는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기분 탓이려니, 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대 말대로 하지. 응, 나쁘지 않은 생각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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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러면! (풀렀던 리본을 다시 네 목에 감아 예쁘게 묶는다. 제 머리에 얹은 것과 비슷한 모양의 리본이다. 그리고 네 뒤에 자리를 잡더니 알라그 석판 기기를 꺼내들어 촬영을 하려고 한다. 화면에 너만 크게 잡히고, 자신은 네 뒤쪽에 있기에 조금 작게 잡힌다! 슬슬 얼굴을 좀 더 뒤로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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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과 당신을 번갈아 본다. 미간을 살짝 좁히고는 당신을 약하게 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왜 자꾸 뒤로 물러나나. 그대를 꾸미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자세하게 기록되어야하지 않겠어. 그대가 자꾸 그런다면... 화가를 부르는 수밖에. (뭔가 이긴 듯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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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를 부르면 라하가 목에 리본 매단 모습도 그려달라고 할 거야! 양쪽 귀 아래에 리본핀을 꽂은 모습도 상상해서 그려달라고 할 거고! (네 곁으로 가까이 이끌리자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이 되었지만, 그림보다는 자신만이 갖고 있는 기기에 사진이 남는 게 더 나은지라 마지못해 입을 다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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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화면을 바라본다. ...기록이 언제 되는 거지? 당신을 힐끔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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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을 더 뜸들이다가 결심한 듯, 촬영 버튼을 눌렀다. 찰칵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잘 꾸며진 어둠의 전사와 커다란 왕리본을 묶은 수정공의 모습이 화면에 담겼다.) ...좋아. 이건 '내' 기기니까 '나만' 볼 수 있는 사진이야! 라하는 못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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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어디있나!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정말로 그대만 볼 건가? (시무룩하게 당신을 올려다본다. ...너무 자주 해서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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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만 볼 거야. 이제 시무룩한 척해도 소용없단 말이야. 정 그렇게 보고 싶으면 라하가 갖고 있는 기기로 한 장 더 찍으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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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꽤 오래 고민하다, 당신을 보며 씩 웃는다.) 그래, 내가 가지고 있는 기기로 말이지. (어디선가 알라그 볼이 나타났다! 알라그 볼이 한 바퀴 빙글 돌더니, '00월 00일, 기록을 시작합니다.'라고 하고는 빛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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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돼!!! (공중에 떠올라 뱅뱅 도는 알라그 볼을 턱 붙잡더니 냉큼 그 위에 올라탔다! 알라그 볼이 오류, 오류- 하며 위아래로 움직이길 반복한다!) 어떻게 알라그 볼에 기록할 생각을! 얘가 고장나서 또 타워 밖으로 내던져지면 그 땐 크리스타리움에 이 사진이 다 돌아다닐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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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내가 가지고 있는 기기'로 기록해도 된다하지 않았나. 그리고... 타워 밖으로 내던질 생각 없네! 그대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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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는 라하가 갖고 있는 '알라그 석판 기기'를 말한 거였지 이런 공을 말한 게 아니란 말이야! 그리고 내가 라하를 어떻게 생각하긴, 위대하고 멋지고 훌륭한 내 구원자요 연인이자 이 도시의 수장으로 생각하고 있지. 뭐... 라하가 알라그 볼을 밖으로 내던진 적이 없는 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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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그 석판 기기는 없단 말이네. 정확하게 말하지 않은 그대 탓이야. (당신이 말하는 제 평가에 얼굴을 조금 붉혔다가, 아무 일도 없던 척 한다.) ...전적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ㅡ
(여전히 알라그 볼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록을 그만 두라고 할 때까지 계속 타고 있을 모양이다!) 아, 알았어. 알았다니까... 그럼 라하가 보고싶다고 할 때 내 기기를 보여줄게. 그치만 우리 둘이 있을 때만이야!
ㅡ
(고개를 끄덕인다. 영상으로 남기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지.) 알겠으니, 이만 내려오게. 위험하지 않나. 그대가 다칠까봐 겁이 나. (당신에게 손을 뻗는다.)
ㅡ
응? 그럴 일 없어. 많이 타 봤거든! 안전ㅎ... (이런. 살아있는(?) 알라그 볼이라 그런지 삑삑대며 꽤 격렬하게 움직인다. 더 이상 안 되겠는지 네 손을 잡고 얼른 볼 위에서 뛰어내린다. 알라그 볼이 정신없이 뱅글뱅글 왼쪽 오른쪽으로 돌았다!)
ㅡ
그대가 올라타서 그런가, 갑자기 왜 저리 날뛰는 건지. 저 위에서 무언가 하기라도 했나? ...강제로 전원을 내려야할 것 같은데... (당신을 살짝 그러안은 채 알라그 볼을 바라본다.)
ㅡ
흐응... 몇천 년 전의 산물이니 언제 어느순간 오작동을 일으켜도 이상하지 않지. 저 알라그 볼에 혹시 라하의 일기 같은 기록이 들어있어? 아니면 유실되면 곤란한 데이터라거나. (없다고 하면 발로 뻥 차서 전원을 꺼 버릴 생각인 것 같다.)
ㅡ
음... 달리 기억나는 건 없는데... 굳이 꼽자면, 잠깐이지만 녹화되었을 그대의 모습?
ㅡ
(네 말을 듣자마자 알라그 볼을 발로 뻥! 차버린다. 불쌍한 알라그 볼은 멀리 날아가 타워의 푸른 벽에 쾅 하고 부딪치더니 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전원은 확실하게 꺼진 것 같다!) 흠, 좀 세게 찼어. 충격받았을 테니 그 녹화기록도 다 지워졌겠지?
ㅡ
(불쌍한 알라그 볼을 바라보다가, 당신을 바라보다가, 다시 알라그 볼을 바라본다. 하고싶은 말이 많지만,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당신을 걱정하는 것과 알라그 볼을 걱정하는 것 중 무엇을 먼저 해야될 지.)
ㅡ
라하, 내 발이 걱정되지 않아? 아니면 알라그 볼이 나보다 더 걱정되는 거야? 알라그 볼을 걱정하는 걸까 볼 안의 기록을 걱정하는 걸까~? (짖궂은 표정으로 네 앞에 제 얼굴을 바싹 들이댄다!)
ㅡ
당연히, 그대의 발이 걱정되지 않겠나. 쇳덩이를 그리 세게 차고도 괜찮은 건가? (알라그 볼을 힐끔힐끔 바라본다. 고장났으려나... 녹화된 영상이 사라진다면 조금 아쉬울 것 같은데.)
ㅡ
그럼. 이게 다 요령이 있거든, 발이 조금 얼얼하긴 하지만 기록된 영상이 사라지기만 한다면야. (말을 끝맺는 순간 위잉, 알라그 볼이 재가동되더니 자동으로 영상 기록을 재생시킨다. 잘 꾸며진 어둠의 전사가 당황하는 표정과 달려드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아니, 잠깐. 멀쩡하잖아!
ㅡ
(당신이 또 알라그 볼을 발로 차버릴까봐 당신을 꼭 끌어안는다.) 아, 다행히 기록이 사라지지는 않았군. (말을 내뱉었다가, 당신의 눈치를 슬쩍 본다.)
*
*
*
20.12.14 (with 부엉새)
(눈 이모티콘으로 눈 내리는 풍경과 눈사람)
ㅡ
...눈 속에 파묻어버리겠다는 뜻인가?
ㅡ
아니거든요!!! 수정공이랑 눈사람 만들고 싶다는 뜻이라고요! (서러움;;
ㅡ
그래, 눈 속에 파묻어버리고 싶다고. (작게 웃는다.)
ㅡ
이이익...! (뭔가의 뚜껑을 퐁 열더니 안에 든 것을 수정공에게 뿌린다! 반짝반짝 반짝이가루다. 씻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그 악명높은 반짝이가루!)
ㅡ
윽-, 이런 걸 뿌리다니, 무슨 짓인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가루를 떨쳐내려한다. 손으로도 탁탁 털어본다. 여전히 몸에, 옷에 붙어있다. 공의 몸이 반짝반짝 빛난다...)
ㅡ
곧 별빛축제니까요! 수정공을 반짝반짝하게 만들면 크리스타리움의 아이들도 좋아할 테니까요! 그리고 베르도 좋아할거야!
ㅡ
...하지만 이거, 떨어지지를 않잖나. 이렇게나 잔뜩 달라붙어선... 이러다가는 새해도 반짝거리는 채로 맞게 생겼어. ...그리고 과연 이베르가 좋아할런지...
ㅡ
뭐... 그럼 새해가 오기 전에 떨어질 때까지 씻으면 돼죠! 뭐가 걱정인가요, 수정공이 반짝이가루를 떼어내고 싶다 하면 베르가 잘 씻겨줄 텐데! (히죽!)
ㅡ
(당신을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한숨을 살짝 내쉬고는 고개를 천천히 돌린다.) ...이베르에게 가야겠어. 그대가 이렇게 반짝이를 뒤집어씌웠다고도 말할거네.
ㅡ
...!!!! (남은 반짝이가루를 자신에게도 탈탈 털어 뿌린다! 수정공과 함께 반짝이는 부엉이가 되었다!) '함께' 반짝이를 뒤집어썼다고 말해주세요!!!
ㅡ
싫네. 나에게 반짝이를 잔뜩 뿌리고는 이베르에게 간다고 하니 스스로 남은 반짝이를 뿌렸다고 말할 거네.
ㅡ
베.. 베르는 아무튼 수정공을 씻겨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그렇게 말씀하셔도 화 안 낼 거예요!!!
*
*
*
라하가 어딜 다녀왔는진 몰라도 반짝이 가루를 잔뜩 뒤집어쓴 채로 왔어! 잘 떼어지지도 않을 텐데. 싫어하는 사람에게 반짝이 가루를 뿌린다던데 설마 라하를 싫어하는 자가 그렇게 한 거야?
ㅡ
(당신 앞에서 우는 척을 해본다.) 부엉이가, 나에게 반짝이를 잔뜩 뒤집어씌웠네.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모양이야.
ㅡ
부엉이는 매일같이 네가 좋다고 외치고 매번 결혼하자고 하잖아, 물론 라하는 이미 나랑 언약했지만! 뭔가 다른 속셈이 있을 것 같은데... 잘 꾸며진 어둠의 전사에게 잘 꾸며진 수정공을 보낸 건가? (발로 차였음에도 꿋꿋하게 작동하는 알라그 볼을 보더니 씨익 웃는다!) 나만 기록되어 있는 영상은 지우고, 반짝이가루를 뒤집어 쓴 라하와 함께 있는 어둠의 전사 영상을 남기는 건 어때? 부엉이도 이걸 노린 걸 거야!
ㅡ
... ... ... 이렇게, 잘 떨어지지도 않는 것을 나에게 막 뿌렸대도. 잘 씻기지도 않는 것이라고 들었네. 이게 어떻게 잘 꾸며진 건가. (어깨가 축 처졌다. 제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ㅡ
그렇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라하가 아주 멋진걸. 으음, 잘 안 떨어지는 반짝이 가루를 뿌린 건 부엉이가 잘못했네. 잘 떨어지는 반짝이로 뿌렸어야 했는데! 별모양 같은 거? (키득 웃으며 네 귀 안쪽에 묻은 반짝이 몇 개를 조심조심 긁어낸다.)
ㅡ
(당신의 손길에 귀를 파닥인다. 제대로 떨어지지 않은 반짝이들이 주변으로 날아오른다. 당신의 손에도 조금 묻어났다.) ...반짝이 때문에 반짝거리는 내가 멋지다고... 흠...
ㅡ
그럼, 당연하지.. 별빛축제에 아주 잘 어울리는 라하가 된 거잖아? 별빛축제가 끝나면 반짝이들을 다 떼어내야겠지만! (스르륵 다가오는 알라그 볼을 보더니 네 옆으로 더욱 찰싹 달라붙어 포인세티아 꽃장식을 머리에 달아준다. 잘 녹화되고 있는 거겠지?)
ㅡ
(자신과 당신이 녹화되고 있는지도 모른채 당신이 하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둔다.) 하지만 불편하단말이네. 찝찝하다고 해야하나. 간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ㅡ
이런. 그럼 반짝반짝 수정공은 포기해야 하는 거야? 아니면 이건 어때, 이 반짝이 가루를 다 떼어내고 오른팔에만 다시 붙이는 거야. 크리스타리움에는 너를 조금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수정화된 부위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 반짝이는 팔을 보여주면 널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을지도 몰라!
ㅡ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을수도 있다면... ...괜찮은 생각인 것 같네. ...괜찮은 생각이겠지? 그대를 믿어보겠네. (제 몸에 붙은 반짝이들을 살살 떼어낸다.)
ㅡ
후후, 좋아. 그나저나 이 반짝이들은 다 어쩌지... 정말 내가 씻겨줄까? 반짝이가 다 떨어져나갈 때까지. (알라그 볼에는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도 함께 기록되고 있다...!)
ㅡ
괜찮네. 반짝이가 붙었다고 해봐야, 얼굴이랑 팔 정도니. 오히려 옷이 문제인걸. ...빨래를 한다고, 이것들이 떨어질까... 하아...
ㅡ
음... 빨래를 한다고 반짝이가 잘 떨어지진 않지. 그냥 포기하고 새 옷을 입는 게 어때? 라하는 똑같은 옷 몇 벌씩 가지고 있잖아.
ㅡ
그건 그렇지만, 아깝지 않나. 멀쩡한 옷인데. ...아니, 이제는 반짝이때문에 멀쩡한 것은 아니게 됐지만.
ㅡ
그럼 그 옷은 잘 보관해 뒀다가... 축제 때 입으면 되지 않을까? 기왕 축제용 의상으로 만들 거면 반짝이를 좀 더 뿌려도 될 것 같아!
ㅡ
어쩐지 그대가 신나보이는 것 같은데... ...그럼 그대가 가져가서 축제용 의상으로 탈바꿈시켜주겠나? 아니면 축제 때 반짝이를 더 뿌려도 상관없고.
ㅡ
(왠 유리병을 꺼내들더니 코르크 마개 뚜껑을 연다. 퐁! 소리가 나더니 병 안에서 뭔가가 찰그락댄다.) 이거 별모양 반짝이인데 부엉이가 주고 갔어. 굳이 옷을 벗어주지 않아도 이대로 장식이 가능할 것 같은데? 게다가 라하의 바람도 이뤄졌네, 부엉이와 내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ㅡ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런 쪽으로 합심하다니... ...사이가 좋아진 것 같으니 상관은 없으려나. (어쩐지 포기한 것 같은 기색이다.) 내가 옷을 입고있는 채로 장식할 수 있겠나?
*
*
*
20.12.15-18
♬ 반짝반짝 작은... 아니 큰 라하 ♪ 아름답게 빛나네 ♩
ㅡ
... ... ...
ㅡ
'큰' 라하라고 했어!
ㅡ
'작은'이라고 하는 걸 똑똑히 들었네!
ㅡ
그... 그래서 큰 라하라고 고쳐서 불렀어!
ㅡ
(당신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ㅡ
라하에게 작다고 한 게 아니야. 원래 가사가 그 부분에선 '작은 별' 이란 말이야. (열심히 잔머리를 굴려 항변해본다.)
ㅡ
흐음... 그렇다면, 원래 가사로 전부 들려주겠나. 그럼 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신을 보며 씩 웃는다!)
ㅡ
(눈을 꿈뻑이더니 알라그 볼을 한 번, 너를 한 번, 다시 알라그 볼을 한 번 쳐다보곤 스태프를 꺼내들었다! 비장한 표정이다!) ...좋아, 라하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불러주지. 하지만 그 전에 저것부터 태울게. 쟤가 다 기록하고 있단 말이야!
ㅡ
...? 기록하고 있었다고? 언제부터? 아니, 태운다니, 위험하게 실내에서 뭐하는 건가. 진정하게. (당신을 약하게 붙잡는다.)
ㅡ
좋아, 그럼 태우지는 않을 테니 전원을 끄는 건 허락해 줄 거지? 알라그 볼이 우리 영상이랑 대화를 다 기록하고 있었어. 하지만 내가 노래하는 것까지 저장하게 둘 순 없지! (네 손길에 못 이기는 척 스태프를 얌전히 내려놓는다.)
ㅡ
(고개를 끄덕인다. 듣고싶을 때 당신에게 부탁하면 들려줄테니, 기록되지 않아도 상관없지.)
ㅡ
(위잉, 하며 어쩐지 경계하는 것 같은 알라그 볼을 착실히 더듬어가며 전원 위치를 찾는다. 이건가 싶어 꾹 눌렀더니 회로를 타고 흐르던 빛무리가 꺼지며 땅에 툭 떨어진다.) 음, 굳이 발로 찰 필요가 없었네. 어쩐지 조금 미안해지는걸. (늘어진(?) 알라그 볼을 두어 번 토닥여주고는 네 품에 기대앉아 눈을 감는다. 곧 그리 높지 않은 목소리가 영웅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반짝반짝 작은 별 ♪
얼마나 멀리 있니 ♩
알 수 없이 신비한 ♪
아름답게 빛나는 ♩
반짝반짝 작은 별 ♪
너를 정말 사랑해 ♩
ㅡ
(당신의 노래를 듣고는 천천히 따라불러본다. 한 번만 듣고 따라부르는 것이라 중간중간 가사를 조금 틀리기도 했지만, 끝까지 부르기는 했다! 당신을 꼭 끌어안는다.)
ㅡ
(등뒤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에 낮게 웃는다. 제 앞을 꼭 여며주고 있는 네 팔을 감싸안았다.) 가사가 꼭 라하를 가리키는 것 같네. 너는 그 가사가 날 가리키는 거라고 할 테고. 우리한테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야.
ㅡ
나를 가리키는 것 같다니... 내가 멀리 있는 것 같다는 뜻인가. 나는 이렇게 그대 곁에 있는데. 신비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건 맞지만 말이지.
ㅡ
(네 품 안에서 살살 몸을 틀어 뒤돌았다. 너와 마주한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멀리 있는 것 같지 않아. 내가 얼마나 멀리 있어? 하고 물으면 라하가 이렇게 내 곁에 있다고 대답해주니까.
ㅡ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응, 그대 곁에 있어. (당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다. ...아, 반짝이를 아직 씻어내지 않았는데. 얼굴을 떼어내자, 당신의 목이 반짝반짝해진 게 눈에 들어온다.)
ㅡ
어어? (보지는 못했으나 제 목에 반짝이가 묻어있으리란 걸 알 수 있다. 표정이 점점 짖궂게 변하더니 별모양 반짝이가 들어있는 유리병을 조미료 치듯 톡톡 뿌려댄다. 네 양 어깨, 가슴께, 주름잡힌 붉은 천과 하얀 천에도 톡톡. 별모양 반짝이들이 네 옷에서 빛난다!)
ㅡ
잠, 잠깐, 아무리 그대에게 반짝이가 묻었대도, 이건 조금 과한 처사가 아닌가! 대체 몇 배로 갚으려는 건가. (몸에 가득한 반짝이에 불만을 표해본다!)
ㅡ
그래도 라하 피부엔 안 붙였는걸. 이 옷은 이제 축제의상이니까 반짝이는 많을수록 좋은 거야. 작... 아니, 커다란 별 라하가 작은 별들을 품은 것 같지 않아?
ㅡ
나는 그런 건 모르겠는데. ...돌아다니다 바닥에 흘리기라도 할까봐 걱정되는군. 치우기도 힘들잖나. (조금 토라진 듯도 보인다.)
ㅡ
바닥에 흘린 건 픽시들이 치워줄 거야. 반짝이는 걸 좋아하거든. 걱정 안 해도 돼! 그런데... 우리 라하가 어쩐지 토라진 것 같네, 커다랗고 잘 삐지지도 않는다는 라하가 왜 또 토라졌을까?
ㅡ
계속 작다고 말 실수를 하려하고, 반짝이까지 이리 뿌리지 않았나. ...토라진 건 아니지만.
ㅡ
그렇지만 라하도 동의했잖아, 입고 있는 채로 옷 꾸미는 거! 그리고 앞으로는 실수 안 하면 되지. 내... (또 작다고 말할 뻔 했다. 간신히 꿀꺽 삼킨다.) 커다란 라하.
ㅡ
동의는 했지만... ...그러고보니, 축제가 언제지? 그 때까지 반짝이를 달고 살아야한다는 건 아니겠지. 떨어질까 걱정되기도 하고 해서.
ㅡ
설마하니 내가 라하를 그렇게 불편하게 하겠어? 옷은 갈아입으면 되니까 괜찮아. 사실 원초세계에선 벌써 축제가 시작되었지만 여긴 1세계니까, 축제 당일에 이 옷을 다시 입는 걸로 하자. 24일과 25일에! 예쁘게 잘 되었으니까 라하가 옷을 벗으면 반짝이들을 다시 잘 붙여놓을게. 떨어지지 않게!
ㅡ
음... (고개를 끄덕인다. 여분의 옷을 찾아서 꺼내고, 로브를 조심스럽게 벗는다. 반짝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ㅡ
(말똥말똥. 빤히. 빠안-히.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네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눈도 깜빡이지 않는다!)
ㅡ
... ... ... (뒤통수가 따끔따끔할 정도의 시선에 당신을 힐끔 바라본다. 일단 옷을 입고...입... 팔로 제 몸을 가리고는 당신을 바라본다.) ...대체 왜 그렇게 바라보는 건가...?
ㅡ
어머. 내 반려가 옷 갈아입는 것 좀 보겠다는데 뭐가 잘못됐나? 왜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네? 나는 볼 자격 충분하잖아? (키득키득.)
ㅡ
그건 그렇지만... ...너무 뚫어져라 보고있지 않나. 그대의 시선이 너무 뜨거워서 타버릴 것만 같네.
ㅡ
내 사랑으로 타버릴 것 같다는 말이지? 걱정하지 마, 라하. 뜨거운 건 사실이지만 아무리 뜨거워도 라하가 타진 않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네 앞으로 바짝 다가서더니 갈아입다 만(?) 옷매무새를 잘 다듬어주는 듯 하다가 도로 벗기려고도 하고 또 다시 여며주길 반복한다.)
ㅡ
대체 뭘 하는 건지... 이번에는 무슨 장난을 치려는 건가? (당신의 손목을 살짝 그러쥔다. 당신이 하는 행동을 멈추려는 듯이.)
ㅡ
장난이라니. 수정공이 입다 만 것 같은 옷을 다시 잘 입혀주고 있잖아? 브로치도 다시 달아주고. (네게 손목이 살짝 잡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성실하게 당신의 옷매무새를 잘 정리해 준다. 특히 앞부분을 몇 번이나 다시 꼭꼭 여며주면서 잘 풀어지지 않는지 계속 확인한다.)
ㅡ
...방금까지 내 옷을... ... ... (말하려니 어쩐지 부끄러워져, 입을 꾹 닫고는 고개를 숙인다. 귀가 느릿하게 파닥이다, 고개를 다시 든다.) 그, 음, 이제 옷이 제대로 여며진 것 같은데. 더이상은 만지지 않아도 될 것 같네.
ㅡ
왜 말을 하다 말아, 라하? 평생의 반려가 네 옷을 벗겨주려 한 것 뿐인데. (소리없이 웃으며 제가 하려던 일을 고백한다. 마주안은 채로 네 뒷머리를 손을 감싸고 풀썩, 너를 소파 위로 넘어뜨린다. 가볍게 입을 맞추고 네 가슴 위에 머리를 기댄다.) 자자, 라하.
ㅡ
(당신을 끌어안고 등을 도닥인다. 옅은 한숨이 조용히 새어나오고, 당신의 머리에 가볍게 제 뺨을 부빈다.) 그래, 자야지.
ㅡ
응. 자는 거야, 또 내 자는 모습만 계속 보고 있지 말고. (머리에 맞닿아오는 네 뺨의 감촉이 기분좋아 잘게 웃었다. 너를 끌어안은 손끝을 꼼지락대며 스륵 눈을 감는다.) 또, 꿈에서 만나. 내 라하. 부엉이한테 한 것처럼 이상한 상황은 만들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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